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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75일 만에…추미애, 사퇴 청원 ‘역대 최다’ 1만700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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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예산 깎고 12억 관사 계약…秋 ‘사퇴 청원’ 답변 기준 1만명 돌파
‘사상 초유’ 답변 요건 충족…예산 30% 상한·산후조리비 삭감 영향
李 대통령 정면 비판 등 정치 행보에 민주당 지도부·도의회도 쓴소리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두 달여 만에 사퇴를 요구하는 도민청원의 주인공이 됐다. 재정 비상을 선언한 뒤 불거진 12억원 관사 논란과 시·군 도비 보조율 30% 상한 일방 통보, 산후조리비 지원 중단 등에 대한 역풍으로 풀이된다. 취임 75일 만이다. 

지난 11일 경기도청원 누리집에 올라온 ‘추미애 도지사 사퇴’ 관련 청원. 누리집 캡처
지난 11일 경기도청원 누리집에 올라온 ‘추미애 도지사 사퇴’ 관련 청원. 누리집 캡처

14일 경기도청원 누리집에 따르면 지난 11일 올라온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5시26분쯤 동의자 1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오후 9시쯤 찬성 동의가 1만7300명을 돌파했다.

 

도민청원은 30일 안에 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도지사가 다시 30일 이내에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이번 청원 동의자 수는 2019년 1월 이재명 전 지사 시절 기록된 종전 최고치(1600명)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나흘 만에 도지사 답변 요건 충족…긴축 재정 역풍

 

청원인은 추 지사가 주관적 재정 위기를 선언하고 이중적 예산 집행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재정건전성 태스크포스(TF) 분석을 인용한 청원인은 “도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약 12%로 법이 정한 위기 기준(25%)보다 낮아 당장 위기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추 지사는 독자적 판단으로 재정 비상을 강행해 5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도민과 공무원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면서 정작 본인은 특혜를 누렸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재정 비상이라며 공무원 인센티브까지 절반 이하로 삭감하고, 본인은 보증금 12억원이 넘는 47평형 아파트를 혼자 사용하는 관사로 계약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추미애 경기지사.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지사. 연합뉴스

이어 “추 지사의 긴축 재정 선포는 확장 재정으로 미래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 시·군 보조사업의 도비 지원 비율을 최대 30%로 제한하는 안이 시행될 경우,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의 복지·민생 사업이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그러면서 “1년 뒤 추 지사가 사퇴해야 할 사유는 줄이고 줄여도 책자로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될 것”이라며 “140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질 능력이 없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사퇴하라”고 못 박았다.

 

이처럼 논란이 커진 데는 도정보다 중앙정치의 쟁점에 치중하며 국정 운영과 충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추 지사는 이달 12일 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제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왜 내란세력에 전전긍긍하느냐”고 지적하며,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 후보자 지명을 공개 비판했다. 결국 이번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댓글에는 “대통령을 흔들지 말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청원인 “책임질 능력 없어”…道 대변인 “사실 왜곡 유감”

 

민주당 지도부마저 돌아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당 공식 유튜브에서 “책임 있는 도지사의 발언이라기엔 의아하다”며 자제를 촉구했고, 송영길 전 대표도 “정치 말고 도정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고 쓴소리를 냈다.

 

이날 도의회 민주당 안광률 대표의원도 간담회에서 추 지사를 향해 “지난 주말 모란공원에서도 그렇고 최근 추 지사와 관련한 여러 이슈가 나오고 있다”며 “정치는 중앙무대에서 해야지 왜 지사를 하고 있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도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고 먹고사는 문제로 하루하루 걱정하는데 재정 위기면 그것에 맞게 뭔가 지사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중수청 문제,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광교 청사
경기도 광교 청사

도민 일상과 직결된 민생 복지예산의 후퇴, 고가 관사 임차에 따른 논란, 당정 갈등 유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추 지사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청원에 답변한다는 입장이지만, 취임 두 달여 만에 불거진 거센 압박을 어떻게 돌파할지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늦게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실을 왜곡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지난해 편성된 2026년 경기도 민생 필수 예산은 9개월분만 반영돼 있었고 각종 기금과 내부 재원까지 상당 부분 활용하면서 추가로 동원할 수 있는 재정 여력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마치 민선 9기 도정이 멀쩡히 편성된 민생예산을 고의로 삭감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도는 민생 필수 사업 중단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도민 삶을 지키고 재정 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