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킨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본사가 현지에서 법인을 세우고 시장을 파악했던 것과 달리 해당 국가 기업에 일정 범위 사업권을 맡기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가 사업 확장의 수단으로 자리했다.
15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치킨 브랜드 bhc가 지난 12일 베트남 호찌민에 1호점을 열었다. 앞서 bhc는 올해 4월 베트남 현지 식품 유통 기반의 F&B 기업 ‘하오 오픈 푸드’와 MF 계약을 체결했다.
본사가 베트남에 직접 법인을 세워 매장을 하나씩 늘리는 대신 현지 사업자에게 가맹사업권을 부여했다. bhc는 하노이·호찌민·다낭 등을 중심으로 10년 내 50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bhc는 지난해 필리핀 대표 유통 기업 ‘수옌코퍼레이션’과 MF 계약을 맺는 등 절차를 거쳐 올해 8월 마닐라에 첫 매장을 열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기업이 해외 진출 시 주요 수단으로 삼는 MF는 현지 사업자가 가진 ‘시장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사가 새로운 국가에 진출하면 상권 선정부터 인허가, 물류, 인력 확보, 소비자의 식문화 파악 등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미 외식사업을 해온 파트너와 손잡으면 기존에 구축한 유통망과 푸드 네트워크 등 여러 정보를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브랜드와 메뉴,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현지 파트너는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각각 맡는 상호 보완의 관계가 된다.
제너시스BBQ 그룹도 MF를 해외 확장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 중이다.
지난해 8월 콜롬비아 현지 기업 베베쿠와 MF 계약을 체결하며 남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온 BBQ는 올해 6월 브루나이 현지 외식기업 ‘KB컴퍼니’와 계약을 체결했다.
KB컴퍼니가 현지 외식 사업 경험과 할랄 인증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브루나이 시장 안착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BBQ는 알렸었다.
브루나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3만달러에 달하는 자원 부국으로, 구매력과 안정적인 소비 환경을 갖춘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고소득 국가라고도 BBQ는 설명했다.
맘스터치도 MF를 활용해 해외 시장을 넓혀왔다.
2023년 MF 계약으로 몽골에 진출해 3년여 만에 매장 20개를 오픈했고, 지난 8월에는 싱가포르 유통기업 페어프라이스 그룹과의 MF 계약 후 선보이는 첫 매장을 싱가포르 사우스 브릿지 로드에 열었다.
정식 개점을 앞두고 고객 약 200명이 줄을 섰고, 개점 후 닷새간 일평균 매출은 현지 목표치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맘스터치는 설명했다.
다만,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을 수월하게 돕기는 해도 MF가 모든 해외사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지 파트너가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대신 본사가 매장 운영을 직접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BBQ는 미국에서 한때 MF 방식으로 매장을 120개까지 늘렸지만, 품질 유지와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직진출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한 사례가 있다.
프랜차이즈의 해외사업에서 MF는 ‘누가 대신 매장을 열어주는가’ 보다는 현지 네트워크와 본사의 브랜드 관리 능력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의 문제에 가까워지고 있다.
현지 기업의 힘을 빌려 빠르게 진출하되, 그 속도가 브랜드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본사가 교육·물류·레시피·매장 운영을 얼마나 촘촘하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졌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의 사업 역량과 본사의 품질관리 시스템이 함께 갖춰져야 해외에서 안정적인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