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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송유관 피격에 11월 이후 국내 원유 수급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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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축유 스와프 등 정책 역량 총동원…석유 최고가격제 연장 가닥

중동 전쟁 격화 속에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우리 정부와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9∼10월 원유 도입분은 상당 부분 확보돼 당장의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11월 이후 새로 확보해야 할 물량부터는 수급 불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피격된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위성사진. AFP연합뉴스
피격된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위성사진. AFP연합뉴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가 중동 전쟁 이후 그간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핵심 원유 수송로로 이용해온 동서 송유관이 폐쇄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지르는 총 1천200㎞의 동서 송유관을 통해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원유를 홍해 얀부항으로 보내 수출해왔다.

하지만 지난 11일 최소 두 곳이 드론 공격을 받은 뒤 가동이 중단됐다. AP통신은 지역 관계자를 인용해 송유관이 다시 가동되기까지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는 곧바로 반등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5달러를 웃돌며 거래를 마쳤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101달러를 상회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123.66달러로 일주일 새 21.3% 급등했다.

이에 정부는 전날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 주재로 정유업계와 함께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국내 원유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정유업계는 9∼10월 원유 도입 물량을 평시 대비 90% 이상 확보한 상태라 단기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는 통상 2∼3개월 전에 계약·선적해 들여오는 만큼 당장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문제는 11월 이후다. 이달 선적 예정 물량부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그 영향이 11월 국내 도입분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수입 원유 가운데 사우디산 비중은 34.1%(7월 기준)에 달해 동서 송유관 정상화가 지연되면 대체 원유 확보에 따른 운송비와 보험료 상승으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4일 재시행한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를 비롯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로 했다.

비축유 스와프는 정유사가 해외에서 원유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정부가 먼저 비축유를 빌려준 뒤 추후 대체 물량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돌려받는 제도다.

또한 정부는 중동발 원유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00%까지 올렸다가 다시 25%로 낮췄던 비중동산 원유 운임 차액 지원 비율을 다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정부의 물가 관리 부담도 커졌다.

당초 6개월 운영을 목표로 지난 3월 13일 도입된 석유 최고가격제는 어느덧 시행 6개월이 지났지만 제도 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조만간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을 고려하면 기준가를 인상해야 하지만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유가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분까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전기·난방 요금 등 공공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