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주요 관련자들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은 15일 서울고법 형사12-2부(재판장 조진구) 심리로 열린 박 전 처장의 증거인멸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원심 구형량과 동일한 징역 3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내달 14일 오후 2시 선고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박 전 처장의 공소사실 범행이 인정되고 그 중대성도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삭제된 증거는 통상적인 자료가 아니다. 내란 범행의 실체를 밝히는 비화폰 통화기록이었고, 가장 잘 보존돼야 할 증거가 가장 잘 보존돼야 할 시점에 사라진 것”이라며 “지금까지도 비화폰 삭제 효과를 보고받은 것을 부인하고 있고, 자신의 책임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명을 바꿨다.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전 처장 측은 “(박 전 처장의 행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 및 탄핵소추를 저지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하려는 고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대통령 경호처장으로서 부여된 경호 및 보안유지라는 직무 수행 과정에서 이뤄진 업무처리였다”고 맞섰다. 이어 “유죄로 판단하더라도 사건 경위와 당시 상황, 동기와 의도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로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박 전 처장 역시 “실무자 의견을 존중해 나름(대로) 관련 규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여러 가지 아쉽고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경호처의 조치를 증거인멸 의도라고 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처장은 계엄 이후인 2024년 12월6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정보를 원격으로 삭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심은 올 5월 비화폰 삭제 조치의 경위와 이후 정황 등을 종합하면 박 전 처장에게 증거인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처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현재 서울고법이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