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국세수입을 약 584조원으로 전망한 가운데 세수 예측이 얼마나 정확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인공지능(AI)을 활용, 법인세 예측을 강화하는 한편 상용근로자 임금을 통해 근로소득세를 전망하는 등 각 세목별로 예측 모형을 정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는 본예산 전망치를 웃도는 초과세수를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에 전액 전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경직적인 방식보다는 경기에 맞게 초과세수를 활용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정부가 이달 초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세입예산 추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국세수입은 584조3626억원으로 올해 3월에 전망한 추가경정예산(추경) 415조4190억원 대비 40.7% 급증한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법인세가 올해 101조3215억원에서 내년 216조6919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고, 근로소득세(102조4446억원) 역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대로 증가하면서다.
정부는 세수 추계 예측 모형을 고도화했다고 밝혔다. 법인세는 민간 컨센서스, 주가 등에 더해 AI를 활용, 법인 영업이익을 추정한 게 특징이다. 법인세는 작년 세수만 해도 증권사의 전망치를 활용하는 정도였지만 올해 법인세부터 AI를 활용한 영업이익 예측모형(LLM)을 본격 도입했다. 정부는 LLM 기반 법인 영업이익 예측 모형을 고도화 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근로소득세는 설명력이 가장 높은 상용근로자 통계를 활용해 세수를 직접 전망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종합소득세는 물가와 성장률이 동시에 반영된 경상 국내총생산(GDP) 대신 설명력이 높은 명목 민간소비를 변수로 활용했고, 이자소득세는 국고채 금리와 경상GDP를 변수로 구성한 회귀모형을 새로 개발했다.
법인세, 근소세와 함께 3대 세목인 부가가치세는 민간소비지출 외에 전년 세입실적을 설명 변수로 추가했다. 종합부동산세는 주택분과 토지분을 서울, 수도권, 지방 등 지역별로 세분화했다.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는 건 최근 세수 추계가 번번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발 후 정부가 보수적으로 세입을 전망했지만,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2021년과 2022년 각각 본예산 대비 61조4000억원, 52조5000억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들어 기업실적 부진 등이 겹치면서 2023년 56조4000억원의 사상 최대 ‘세수펑크’ 사태가 발생했고, 2024년 역시 세수결손 규모가 30조8000억원에 달했다. 작년에는 세수오차(-8조5000억원)가 크게 줄었지만 올해 또다시 대규모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중동전쟁이 터진 후 3월 추경을 편성하면서 올해 세수가 25조2000억원 더 들어올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 전망이 “보수적”이었다고 국회에 밝혔다. 올해 최종 국세수입이 추경예산 당시 예측치를 대폭 상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달 올해 세수 재추계 결과가 공개된다.
일각에선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세수 추계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본예산 전망치보다 더 걷힌 초과세수는 미래기금에 자동 적립되고, 세수 결손 시에도 미래기금 재원이 투입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세수 전망을 낮게 할수록 미래기금 적립액이 커지는 구조가 문제라면서 초과세수는 현행대로 경기에 맞게 배분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수추계 오류는 어느 정도 생길 수밖에 없지만 예측을 잘못한 것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건 문제”라면서 “초과세수가 생길수록 미래기금에 얼마든지 넣을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에 정부가 세수를 더 적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과세수가 생기면 금리나 성장률에 맞춰서 국채를 덜 발행할지, 추경으로 쓸지, 잉여금으로 남길지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국가재정법을 바꾸면 초과세수를 무조건 미래기금에 넣어야 되는 데 이는 오히려 더 경직적인 재정운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