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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혼자 해가지고”… 오세훈 2심서 ‘명태균 통화녹음’ 제출

오 시장, 1심서 당선무효형 선고
여론조사 의뢰 안 한 정황…공소사실과 배치
재판부, 증거 활용 여부는 16일 결정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 항소심 재판에 오 시장에게 유리한 증거가 제출됐다. 대납 당사자로 지목된 사업가 김한정씨와 명태균씨가 나눈 통화녹음 파일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지 않은 정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 측은 최근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에 자신과 명씨가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증거로 냈다. 녹취록에는 김씨가 명씨의 말을 믿고 본인이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이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후 그 비용을 김씨가 대신 납부하게 했다는 공소사실에 배치된다. 재판부는 이달 16일 이 증거를 실제로 재판에 활용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통화 시점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던 3월6일과 같은 달 13일이다.

 

녹취록을 보면 김씨는 “‘프로테이지(여론 지지율) 잘 나오게 하겠습니다’ 해서 나는 뭐 니 얘기 듣고 했는데, 그 결과가 그래 안 되고”라고 말했다. 명씨가 오 시장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게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는 취지다. 김씨는 그러면서 “이 양반 돕고 싶어서 내가 일을 했잖아”, “거기서 원해,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가지고”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오세훈 시장이 김씨를 ‘자금 댈 사람’으로 소개해줬다는 명씨의 수사기관에서 진술과 배치되는 대화도 나왔다. 명씨는 김씨에게 “나는 형님(김씨)하고 오 시장하고의 관계를 잘 몰랐으니까” “오 시장이 (김씨를) 직접 소개시켜준 게 아니다” “오 시장 관계없이 형님하고, 형님이 그래 도와주고 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 측은 이 녹음파일을 토대로 공소사실이 전제부터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보석으로 풀려난 명태균 씨가 지난 8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보석으로 풀려난 명태균 씨가 지난 8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오랜 후원자인 김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 5건을 명씨에게 의뢰하고 비용 2100만원을 김씨가 대납하게 했다고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100만원을 명했다.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다. 이미 취임하거나 임용된 경우 퇴직해야 한다. 함께 기소된 오 시장 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원, 김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