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령의 남편 이기수 씨가 처제 김성경의 유튜브 채널에 얼굴을 비쳤다. 그간 방송 노출을 극도로 꺼리며 이름 앞에 거창한 수식어만 붙어 다니던 인물이다. 카메라에 선 그는 예상보다 훨씬 소탈하고 유쾌한 입담을 과시했다.
아내 김성령이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이기수 씨는 “처제를 제일 싫어하고 나를 두 번째로 싫어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세간에 알려진 엄숙한 사업가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장면이었다. 이 영상 하나로 온라인은 곧바로 달아올랐고 두 사람의 일상과 과거사까지 다시 소환되는 중이다.
카메라에 포착된 이기수 씨의 모습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대목은 두 사람의 주거 형태다. 김성령은 여러 차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남편은 부산에 있고 자신은 서울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아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일터와 생활 반경에 맞춰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흔히 연예인 부부의 별거 혹은 원거리 생활을 두고 무수한 억측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들 부부는 자신의 자리에서 생활을 단단하게 지탱해 가고 있다. 처제인 김성경과 유튜브 채널에서 마이크를 차고 사찰을 함께 거니는 모습은, 외부의 우려와 달리 김성령 부부가 떨어져 지내는 시간 속에서도 얼마나 편안하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처제와 형부 사이의 가식 없이 주고받는 농담 속에는 오랜 세월 쌓인 깊은 신뢰가 묻어난다.
이기수 씨를 따라다니는 호칭은 언제나 화려했다. 부산 해운대의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 소유주, 백화점 내 아이스링크장을 운영하는 사업가, 건축 자재 관련 기업의 임원 출신 등 재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앞서 김성령은 남편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지갑에 수표가 두둑했던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진짜 마음을 움직인 것은 돈이 아니었다. 김성령은 부산의 한 호텔에서 우연히 만난 이기수 씨가 물 위를 시원하게 가르며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었다고 한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남자로서의 에너지에 반한 것이다. 두 사람은 만난 지 불과 5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결혼을 결심했다.
남편의 유쾌한 일상이 조명받을수록 김성령의 생애와 궤적도 다시금 눈길을 끈다. 1967년생인 김성령은 1988년 제32회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되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명동의 한 의상실 디자이너의 권유로 나가게 된 대회에서 진을 차지하며 곧바로 방송가에 스카우트되었다.
대회 직후 KBS ‘연예가중계’의 진행을 맡으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고 연기자로 전향했다.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거머쥐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중 1996년 이기수 씨와 웨딩마치를 울리며 두 아들을 품에 안았다. 결혼과 육아로 공백기가 생길 법도 했지만 김성령은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드라마 ‘왕과 비’의 폐비 윤씨를 비롯해 ‘추적자 THE CHASER’, ‘야왕’, ‘상속자들’, ‘미세스 캅’, 그리고 최근작인 ‘폭싹 속았수다’와 ‘금주를 부탁해’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변모했다. 나이가 들수록 캐릭터의 폭이 좁아지는 대신 오히려 더 과감하고 입체적인 역할을 소화하며 대체 불가능한 자신만의 영역을 다져왔다. 주조연을 넘나들며 극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각인시켜 온 것은 그녀가 배우로서 정상을 지켜온 내공의 증거다.
남편의 뜻밖의 예능감 발산은 단순한 화제를 넘어 삶을 충실하게 꾸려가는 부부의 내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톱스타와 자산가라는 타이틀 뒤에서 각자의 터전을 흔들림 없이 지키며 서로를 묵묵히 응원하는 두 사람의 행보는 그래서 더 오래 여운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