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18일 기자회견을 갖는다. 취임 이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허언에 그쳐선 안 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기회를 통해 부동산, 주식, 인사 정책 실패라는 ‘3대 실정(失政)’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는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15개월 만에 국정은 총체적 난맥상이다. 지지율은 하락을 거듭하면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한 지 오래다. 진보층 지지도 과반이 붕괴했다. 역대 정권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민심 이탈 속도가 가파르다는 게 가히 충격적이다. 정권 초 일시적 지지율 상승에 도취한 나머지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힌 입법 폭주와 사법 겁박, 국민 무시로 인한 자업자득이다.
이 대통령은 정국 분수령인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일신(一新)의 의지를 국민에게 부각해야 한다. 뼈를 가루로 만들고 몸을 부수는 쇄신(碎身)의 각오로 국정에 임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당장 발등에 불로 떨어진 부동산 등의 세제 개편, 보완수사권 완전폐지, 그에 따른 경찰 개혁과 국민 불안 해소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 민심이반이 악화일로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민생 회복과 경제 회생은 안중에도 없는 범여권의 갈등에 대한 확고한 입장 표명도 잊지 말길 바란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폐합, 대미 투자, 핵추진잠수함 건조, 호르무즈해협 위기 고조에 따른 파병 문제 등에 대해서도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는 답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때 ‘모두의 대통령’을 약속했다. 그런데도 여권 내 강경파의 반발에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수장 인선을 재검토한다는 것부터가 실망스럽다. 이제 더 큰 시험대에 서게 됐다. 회견에서 건전한 상식의 국민 지지를 얻지 못하면 민심 역풍이 거셀 것이다. 무엇보다 연임 개헌, 공소취소 등 뜨거운 감자에 대해서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할 게 아니다. 대통령 스스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통해 논란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 또다시 이번 회견이 정권의 실정이나 인사 실패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는 자리가 된다면 대통령은 물론 국민도 불행하다. 이번 회견이 이벤트를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국정의 활로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