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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드론 탈옥

2007년 7월 프랑스의 남동부 그라스 교도소 지붕에서 살인범 파스칼 파예트는 헬리콥터를 타고 유유히 달아났다. 헬기를 탈취한 공범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한 파예트는 앞서 2001년 수감 당시에도 이런 수법으로 도주한 바 있다. 2005년 검거돼 재수감된 지 1년 반도 안 돼 탈옥에 또다시 성공했는데, 프랑스에선 이후에도 헬기를 이용한 ‘공중 탈옥’이 심심찮게 일어났다. 참다 못한 프랑스 법무부는 2018년 구글에 자국 내 교도소를 담은 사진과 위치정보 등 민감한 내용을 삭제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2010년대 들어 해외에선 드론을 이용해 마약이나 휴대전화, 심지어 무기까지 교도소에 몰래 들여오다가 적발된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해 5월 미국 CNN이 만연해진 밀반입 실태를 전하면서 교정 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게 들어온다”고 했을 정도다. 2016년 7월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교도소에서 드론으로 전선 절단기를 반입한 4명이 도주한 일도 있다. 공범이 탈옥을 돕고자 교도소 주변이나 내부 정탐에도 드론을 이용한다는 전언이다.

 

전 세계 교정 당국도 교도소 내 부정물질 밀반입을 감시하고, 탈옥을 시도하는 수용자를 검거하는 데 드론을 활용한다. 우리나라에선 2017년 시범운영을 통해 교정시설 안팎 순찰과 경비에 도입한 바 있다. 교도관 인원이 크게 부족한 우리 형편에서 보면 드론의 인력 및 비용 절감 효과를 마냥 무시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지난 3월 필리핀에서 임시 인도된 ‘마약왕’ 박왕열이 송환 한 달 전 현지 수감시설에서 대형 드론에 매달려 탈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제 연습까지 했다가 수포가 됐다고 한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해 현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국내에 다량의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박왕열은 앞서 두 차례나 탈옥을 시도한 바 있다. 세 번째 탈옥을 앞두고 “필리핀 수감시설 내에선 전파 차단이 안 돼 드론을 띄우는 데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영국은 지난 2월 교도소용 드론 방어 기술 개발에 약 200만파운드(약 40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하루빨리 우리도 교도소에 공중방어 시스템을 갖춰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