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단독] 실종신고 연간 12만건 폭주에도 전담 경찰 줄어… 부실수사 악순환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2026년 7월 기준 7만6723건 ‘증가세’
하루 평균 362건, 현장선 과부하
미종결 사건 4년 새 84%나 늘어
복잡해진 행정 절차도 부담 작용
“초동수색 시간 다 날릴 판” 불만
증원 계획에 ‘돌려 막기’ 우려도

전국 실종 사건이 매년 12만건 넘게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전담하는 경찰관들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종자를 찾지 못해 종결되지 못한 사건은 3년 전과 비교해 80% 급증했다. 제주 실종여성 허위종결 사건 이후 경찰의 실종 수사 종결 프로세스가 까다로워지면서 일선 현장에서는 업무 과부하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정치권과 경찰에서 실종 전담 수사 인력 증원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부서 간 ‘인력 돌려막기’에 그칠 경우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근무 중인 경찰관들. 뉴스1
근무 중인 경찰관들. 뉴스1

15일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실종 신고 건수는 2022년 12만4223건, 2023년 12만3592건, 2024년 12만1478건, 2025년 12만5383건으로 매년 12만건을 상회했다. 올해 역시 7월 기준 7만6723건(일평균 361.9건)이 접수돼 예년 수준을 웃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실종 사건을 전담하는 일선서 경찰관 수는 줄어들고 있다. 2022년 848명이었던 경찰서 형사과 실종팀 현원은 2023년 831명, 2024년 784명, 2025년 763명, 2026년(6월 기준) 779명으로 줄어들었다. 주말과 휴일 근무 순환을 고려하면 수사관 1명이 하루에 새 사건 1건을 받으면서 기존 미해제 사건 수색과 서류 처리를 동시 수행해야 하는 열악한 구조다.

시도청 광역범죄수사대 장기미제실종팀 인원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2022년 73명이었던 시도청 인원은 2023년 75명, 2024년 83명, 2025년 43명, 2026 61명으로 5년 새 16%(12명)가량 줄었다.

이처럼 전담 인력이 줄자 일선 현장은 과부하 상태다. 사건 종결을 못 한 ‘실종 미해제’ 건수도 2022년 256건에서 2025년 470건으로 4년 새 83.6% 급증했다.

최근 강화된 실종 사건 행정 절차도 현장의 과부하를 가중하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달 28일 하달한 ‘지역경찰 실종업무 개선사항’에 따르면 일선 경찰관은 실종자 발견 시 구두나 전화 확인만으로 사건을 끝낼 수 없다.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이 반드시 현장에서 실종자를 직접 대면해 주민조회를 거쳐야 한다. 경찰관과 실종자가 함께 찍은 현장 사진이나 휴대용 지문스캐너·앱 인증 결과 데이터를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종결 단계에서도 담당자 임의 처리를 막기 위해 형사과장 결재를 받도록 했다.

 

한 경찰관은 “야산이나 골목길을 헤매며 실종자를 찾아 발로 뛰어야 할 골든타임에 현장에서 지문 인식 앱 오류와 씨름하고, 사진을 찍고, 서면 동의서를 받으러 먼 지역까지 오가느라 정작 중요한 초동 수색 시간을 다 날리고 있다”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최근 제주경찰청이 실종수사팀 인원을 2배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정치권에서도 전담조직 신설과 야간·휴일 인력 증원을 논의 중이지만, 현장에서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인력을 늘리려면 일선 경찰서나 지구대 순찰 인력을 차출하는 ‘돌려막기’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각 부서에 필요한 인원을 산출한 뒤 부족하면 경찰 정원을 늘리던가 해야 문제가 해결되지 땜질식 처방은 부작용을 낳는다”고 조언했다. 박 의원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일선 현장 여건은 외면한 채 지침을 추가하고 일부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는 부서 간 풍선효과만 가져올 뿐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며 “경찰관들이 실종자 수색과 미해제 사건 해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