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국면과 맞물려 범여권의 노선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조국혁신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전조’ 발언을 놓고 이틀째 설전을 이어갔고, 추미애 경기지사의 이재명 대통령 공개 비판을 향해서도 민주당 주류의 반격이 계속됐다. 추 지사와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개혁 후퇴를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는 반면 김 대표는 민생·실용 노선과 범여권 단결을 반등 해법으로 내세우면서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민주당TV’에서 자신의 ‘탄핵 전조’ 발언을 비판한 조 원장을 향해 “쓸데없고 무의미한, 과한 걱정”이자 “걱정을 위장한 흔들기”라고 직격했다. 이어 “이재명정부가 흔들릴 가능성은 1도 없다”며 탄핵 사례를 꺼낸 취지에 대해서도 “쓸데없는 탄핵 시도를 했던 세력들이 망했다는 것이 교훈”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즉각 맞받았다. 임명희 대변인은 김 대표의 발언을 “오만의 극치”라고 규정하며 “개혁 후퇴를 걱정하고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라는 요구들이 어찌 ‘흔들기’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당한 충언조차 내부 총질로 매도하는 태도야말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 정치’”라고 비판했다.
양측의 충돌은 추 지사가 검찰개혁 문제를 지지율 하락과 연결해 이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김 대표가 이를 노무현정부 초기의 “탄핵 전조와 비슷한 상황”에 빗대자 조 원장은 김 대표가 오히려 “‘이재명 탄핵’이라는 관념을 유포한다”고 반발했다. 추 지사가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가 같은 해 총선에서 역풍을 맞았던 전력이 있는 만큼 김 대표의 발언은 추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추 지사를 향한 민주당 내 비판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이날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공천 과정에서는 당과 당원들에게 호응을 얻다가 선출된 이후 제왕처럼 행동하는 단체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정인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추 지사와의 충돌 직후 나온 발언인 만큼 당 안팎에서는 추 지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해식 의원은 추 지사의 발언을 “균형감각을 잃은 말씀”이라고 했고, 정봉주 당대표 기획특보는 “대통령과 소통한다면 텔레그램을 보내지 왜 마이크를 잡고 하느냐”며 공개 비판을 “자기 정치의 한 방편”이라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추 지사와 김 대표 모두를 향해 “과유불급”이라며 “여당 대표는 문제를 키우기보다 포용해서 대통령의 성공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당내 한 초선 의원은 “국정 지지도도 떨어지니 헤게모니 싸움을 하는 것”이라며 “강경파의 문제 제기가 계파 간 주도권 경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지지율에 대해 “바닥이 거의 임박했다”며 이번 주를 반등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지지율을 반등시킬 책임은 당에 우선적으로 있다”며 전당대회 당시 약속한 ‘취임 100일 안에 지지율 10%포인트 상승’도 다시 꺼냈다. 추 지사는 검찰개혁 후퇴를, 조 원장은 ‘뉴이재명’ 중심의 외연 확대를 문제 삼는 반면 김 대표는 민생·실용·확장 노선과 범여권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추 지사를 둘러싼 전선은 경기도정으로도 이어졌다. 김동연 전 경기지사는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이 재정난을 불렀다는 추 지사 측 주장에 “2025년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전국 시·도 평균보다 낮다”며 “지금이 재정위기는 아니다”라고 처음 공개 반박했다. 추 지사는 전세보증금 12억2000만원 규모 관사와 7700만원대 관용차 문제로 시민단체 고발과 도민 사퇴 청원도 제기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