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피해 소비자들에게 10만원을 배상하라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 수용을 거부했다. 시민단체는 국회에 이른바 ‘쿠팡 방지법’인 집단소송법 도입을 촉구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1일 소비자분쟁조정위에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담은 서면을 제출했다.
쿠팡은 “조정안을 신중히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수용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쿠팡은 “1조6850억원 규모의 자발적인 보상안 이행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 노력을 강화해왔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2차 피해 또한 없다”며 “그동안 기울인 선제적인 노력과 더불어 조정안 수용에 따른 대내외적 파급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신중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소비자 50명은 지난해 12월 분쟁조정위에 쿠팡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분쟁조정위는 지난 4월 조정을 개시해 같은 해 7월 쿠팡이 이들에게 현금이나 쿠팡캐시로 1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당시 분쟁조정위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쿠팡 회원의 이름, e메일, 주소 등 일반적인 개인정보뿐 아니라 공동현관 비밀번호, 주문내역 등 개인의 사생활과 밀접한 정보가 유출됐고, 해커가 상당 기간 정보를 유출하고 일부 고객에게는 직접 유출 사실 관련 e메일을 발송하는 등 실제 악용 가능성이 드러난 점 등을 토대로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쿠팡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배상 책임이 쿠팡에 있다”고 판단했다.
집단분쟁조정 신청인단은 쿠팡의 조정안 거부로 조정이 성립하지 않자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소송지원제도를 활용한 공동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집단분쟁조정 신청인 대표인 이철우 변호사는 “개별 소송만으로는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충분히 구제하기 어렵다”며 “집단소송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 노동·중소상인·소비자·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안전한 쿠팡만들기 공동행동’도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조정권고안 거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피해 규모와 내부 통제 실패라는 쿠팡의 책임,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안의 중대성, 반성하지 않고 피해구제에 소홀한 쿠팡의 행태 등을 감안하면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올해 상반기에만 집단소송법을 제정했다면 쿠팡도 소송을 통해 해결하기보다는 미국에서처럼 분쟁조정위원회에 적극 참여해 배상 합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와 국회는 ‘쿠팡 방지법’인 집단소송법을 9월 정기국회 내에 즉각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