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속에 남겨진 고운사가 옛 모습을 되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층 더 안전한 사찰로 거듭나기 위한 기틀을 다지기 시작했다. 불에 탄 전각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배수·전기·통신·상하수도와 소방시설 등 사찰 전반의 기반시설까지 정비하는 종합 복구계획을 마련한다.
경북 의성군은 지난 14일 고운사 산불피해복구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구체적인 복구 방향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복구의 핵심은 산불 이전 고운사의 역사적 공간과 모습을 어떻게 되살릴지다. 군은 복원 대상 건물 배치와 과거 사찰 모습, 이용 동선 등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복구 계획을 수립한다. 산불로 달라진 지형과 빗물 흐름도 복구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다.
산불 후 변화한 지형을 고려해 배수체계를 다시 설계하고 전기·통신·상하수도 시설도 손본다.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소방시설과 방재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도 기본계획에 포함했다.
문화유산의 원형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도 이어진다. 군은 11월까지 극락전과 가운루 등 주요 건물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마친 뒤 그 결과를 기본계획에 반영한다. 복구계획을 확정해 국가유산청 승인을 요청한다.
앞서 고운사는 지난해 3월25일 의성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번지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고운사 전체 건물 30동 가운데 9동만 남고 나머지 건물은 모두 불에 탔다. 국가 지정문화유산인 보물 가운루와 연수전이 전소되고 극락전을 포함한 주요 전각도 불탔다.
가운루는 1668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누각으로 계곡을 가로지르는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건물이다. 연수전은 조선시대 사찰 안에 세워진 유일한 기로소 건물로 역사적 가치가 큰 문화유산으로 손꼽혀 왔다.
최유철 군수는 “전문가와 관계기관의 의견을 세밀하게 반영해 완성도 높은 복구계획을 마련하겠다”며 “고운사가 하루빨리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안전한 사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복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