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와 도의원들의 헤픈 씀씀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추 지사는 취임하자마자 재정비상상황을 선언하며 5000억원이 넘는 세출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호화 관사에다 관용차까지 새로 바꾸며 예산을 물 쓰듯 하니 황당하다. 시민단체가 추 지사를 직권남용,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일도 벌어진다. 말과 행동이 따로 놀고 ‘추로남불’ 아니냐는 비판까지 들끓는다.
앞서 추 지사는 올해 예산이 애초 9개월치만 편성됐다는 이유로 5465억원의 감액 추경에 나섰다. 다음 달부터 산후조리비 지원이 중단되고 학교급식과 노인장기요양 등 복지·민생예산도 줄줄이 깎인다고 한다. 그런데 추 지사 자신은 12억원대의 47평짜리 전세관사도 모자라 관용차로 7700만원대 전기차도 새로 사들였다. 김동연 전 지사가 사용하던 관용차는 구매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공식 관용차도 사용 연한이 4년 이상 남았다. 이러고도 도민을 향해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면 영(令)이 설 수 있겠나. 김 전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2.86%로 전국 시·도 전체(15.52%)보다 낮고 정부가 정한 주의기준(25%)에도 크게 밑돈다”며 “지금이 재정위기는 아니다”고 했다. 같은 여당 출신의 전현직 지사가 서로 딴말을 해대니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급기야 추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도민청원이 폭주했다. 청원이 불과 5일 만에 3만명을 넘어서자 경기도는 마감일이 다음 달 11일로 한 달가량 남았는데도 답변기준(3만명)을 핑계로 게시판을 아예 닫았다. 헤픈 씀씀이도 모자라 민주적 소통을 무력화하는 ‘입틀막’·‘불통행정’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천받을 때까지만 당에 잘 보이고 끝나면 제왕이 되어버리는 그런 단체장들을 두는 것은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볼 때 옳지 않다”고 했는데 과언이 아니다.
경기도의원들의 행태도 가관이다. 의원들은 다음 달 공무원과 산하기관 관계자를 제주도로 불러 내년도 예산운용계획을 보고받는다고 한다. 앞서 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8일부터 2박3일간 이곳에서 현장 정책회의를 진행했는데 업무보고는 1시간 반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관광·식사 등으로 채웠다고 한다. 아무리 관행이라고 해도 재정비상시국에 업무보고를 왜 휴양지에서 받는지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다. 추 지사와 도의원들은 도민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