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를 뼈대로 한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의 일환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두 조직을 이끌 사령탑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초대 중수청장으로 지명된 김지용 후보자에 대해선 청와대가 추가 검증에 들어가며 지명 철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공소청을 이끌 새 검찰총장(공소청장) 인선 논의는 감감무소식이다. 법조계에선 “출범 초기 수사·공소 유지에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중수청과 공소청은 다음달 2일 중수청법과 공소청법 시행과 함께 각각 출범한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청의 기소와 공소유지 기능을 이어받는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범죄와 내란·외환,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출범까지 2주가량밖에 남지 않았지만 두 조직을 이끌 수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소청법에 따라 공소청을 이끄는 수장은 현재 검찰의 수장인 검찰총장이 맡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총장이 퇴임한 이후 검찰총장 자리는 1년 넘게 비어 있다. 심지어 직무대행이던 구자현 차장검사는 7월31일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개정 형사소송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사직서를 제출했고, ‘대행의 대행’인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검찰 조직을 이끌고 있다. 차기 검찰총장 인선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초대 중수청장은 검사 출신인 김지용 변호사로 후보자가 지명됐다는 점에서 공소청보단 상황이 낫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중수청 출범과 함께 청장 취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가 과거 검사 보완수사 필요성을 주장한 점 등을 들어 ‘검찰개혁 후퇴’라는 여권 일각의 비판이 나오자 청와대가 추가 검증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교체 없이 진행되더라도 국회 인사청문회 등 일정을 고려하면 다음달 2일 임명까지 빠듯한 상황이다.
법조계에선 수장이 없는 중수청, 공소청의 향배를 두고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공소청은 직제안이 아직도 수정 중이고 중수청은 인력 충원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가 수장까지 공백”이라며 “리더가 없는 상태에서 출범 초기 조직이 제대로 운영이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중수청, 공소청과 비슷하게 ‘검찰개혁’ 일환으로 출범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비교해도 지금의 ‘수장 공백’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공수처는 2021년 1월21일 출범과 함께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이 취임했다. 당시 초대 공수처장 인선 절차는 출범 3개월 전인 2020년 10월부터 진행됐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 이외에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전건 송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전건 송치는 경찰이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모두 공소청 검사에게 넘겨 사법적 검토를 한 번 더 맡기는 절차다. 단기간에 경찰의 수사 역량을 끌어올리고 균질화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경찰에 수사 종결권이 주어지면 중수청·공소청 운용은 물론 경찰개혁 모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추진단 형사사건 변호사 간담회’에서 채다은 변호사는 검사의 검토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에게만 사건이 맡겨지면 ‘신속한 처리’를 이유로 한 부실 수사와 사건 암장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 변호사는 “진술의 신빙성, 관련자 조사, 객관적 증거 수집은 수사 절차에서 충분한 시간과 절차가 필요한데 대부분의 민생 사건을 검사가 살펴보지 않고 종결되는 게 확정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