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반열에 오른 이들도 세상에 이름을 알리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전시 공간 대관부터 작품 운송과 설치, 홍보와 관람객 응대까지 홀로 감당해야 했던 무명의 시간들. 뛰어난 작품성을 지니고도 장애라는 벽에 부딪혀 세상과 소통할 기조차 얻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작품을 걸어둘 벽이 아니라 관람객과 컬렉터, 그리고 기업을 만나 교감하고 든든한 사후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마당이다.
세계일보가 주최하는 ‘G-round ART FAIR 2026(그라운드 아트페어)’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17일부터 20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이번 그라운드 아트페어는 신진·청년 작가부터 중견·원로 작가 그리고 편견을 딛고 일어선 발달장애 작가까지 총 600여명의 예술가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예술을 넘어서, 휴머니즘이 되다’라는 기치 아래, 작가와 관람객, 컬렉터와 기업이 연결되는 상생의 장이 펼쳐진다.
◆작가에게 직접 작품 속 ‘비하인드 이야기’ 듣는 묘미
이번 그라운드 아트페어의 가장 큰 묘미는 작가와 관람객 사이의 ‘진짜 대화’다. 작가는 자신의 부스에서 관람객을 맞고 작품을 직접 설명한다. 관람객은 작품 옆에 붙은 제목과 재료, 크기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이 만들어졌는지’를 작가에게 물어볼 수 있다.
아직 미술시장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저마다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빚어내는 작가들, 새로운 재료와 표현방식으로 시대를 실험하는 이들과 마주하며 관람객은 미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 생애 첫 컬렉터로 발돋움하는 설렘도 누릴 수 있다.
또한 만 40세 이하 신진작가를 위한 특별 지원 부스 16개가 마련됐다. 50여명의 젊은 작가가 참여해 자신의 작품을 관람객과 컬렉터에게 선보인다. 전시 경험과 미술시장 진입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젊은 작가들에게 작품을 알릴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고민과 감정, 미래에 대한 상상을 담아낸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초보 컬렉터라면 가격 책정 과정부터 작품 관리법까지 평소 물어보기 어려웠던 궁금증을 현장에서 편안하게 해소할 수 있다.
작가와 조금 더 깊은 호흡을 나누고 싶다면 매일 한 번씩 열리는 ‘아티스트 토크’가 제격이다. 사전 예약으로 운영되는 소수 정예 프로그램으로 창작의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와 작가 고유의 철학을 고스란히 전해 듣는 시간이다. 작가들의 재능기부로 문턱을 낮춰, 누구나 현대미술을 친근하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남이 일회성으로 스쳐 지나가지 않도록 행사 이후 인연을 이어갈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자유롭게 교류하는 네트워킹 파티를 비롯해 향후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할 수 있는 탐방 프로그램 등도 연계된다. 작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든든한 팬덤과 동반자가 되는 장기적인 관계 맺기가 이뤄지는 셈이다.
◆기업과 손잡고 신진 작가 지원… 성장 ‘선순환 모델’ 제시
젊은 작가들의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단순한 협찬을 넘어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기업 협찬존에서 작가와 연결되고 향후 전시·프로젝트·작품 구매 등으로 관계가 확장될 수 있도록 접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참여 기업들은 부스 조성과 홍보를 지원하며 청년 작가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작가에게는 안정적인 시장 진입의 기회가, 기업에는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의 계기가 되는 셈이다. 향후 기업 사업장 내 작품 전시와 작품 구매, 임직원 문화 프로그램, 고객 초청 행사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지속적인 관계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
특히 하나은행의 지원으로 마련된 발달장애 작가들의 공모 수상작 전시는 이번 그라운드 아트페어의 빛나는 차별점 중 하나다. 발굴과 수상에 머물던 기존의 방식을 깨고 이들의 작품을 당당히 미술시장에 선보인다. ‘창작 지원·공모·발굴·수상·아트페어 전시·대중과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작가 성장의 선순환 모델이 그라운드 아트페어에서 완성된다. 기업이 작가를 발굴하고 창작을 지원한다면 그라운드 아트페어는 그 작품을 대중과 컬렉터에게 연결한다. ‘지원받는 예술가’에서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가’로 성장하는 길을 만드는 것, 이번 하나은행과 아트페어의 만남이 갖는 의미다.
기업 말고도 일반 컬렉터가 작가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도록 미술품 소장에 대한 전문 강연도 개최한다. 아트테크의 기본 개념부터 작품 보존법, 현대미술의 흐름을 짚어주는 강연들이 초보 컬렉터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단순한 투자 수익을 좇는 것을 넘어 작가의 성장 가능성과 예술적 가치를 함께 아끼는 건강한 소장 문화를 배울 수 있다.
전문 도슨트가 주요 작품과 전시 내용을 소개하는 ‘전시 하이라이트 투어’는 작품 감상의 깊이를 더해준다. 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해설뿐 아니라 미술시장 동향, 작가별 작품세계, 초보 관람객을 위한 작품 감상법 등을 함께 안내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이 작품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미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프로그램별 세부 일정과 참여 방법은 그라운드 아트페어 공식홈페이지 부대행사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