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구조된 유기동물 넷 중 하나만 새 가족 품으로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16일 경기 여주시 동물보호센터 ‘반려마루’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직원과 배우·모델 등 50여명이 견사 곳곳을 쓸고 닦은 뒤 보호견의 목줄을 잡고 산책에 나섰다. 산책하며 교감을 쌓은 개들은 이어 카메라 앞에 ‘모델’로 섰다. 새 가족을 기다리는 보호동물의 모습을 친근하게 알려 실제 입양으로 잇기 위한 홍보 사진 촬영이다.

 

◆ 번식장서 구조된 개, 입양됐다 돌아온 개가 카메라 앞에

 

지난해 전국에서 구조된 유실·유기동물 9만5685마리 가운데 새 가족을 만난 것은 네 마리에 한 마리꼴인 25.6%였다. 봉사자들이 카메라를 든 이유다.

 

농식품부는 10월 4일 제2회 동물보호의 날을 앞두고 이날 블루엔젤 봉사단과 함께 보호동물 합동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블루엔젤 봉사단은 배우와 모델, 수의사, 반려동물행동지도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꾸준히 유기동물 보호와 성숙한 입양문화 조성을 위해 힘써준 봉사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카메라 앞에 선 개들의 사연은 제각각이다.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보호견을 비롯해 심장병으로 외부 동물병원을 오가며 치료받는 개, 한 차례 입양됐다가 반환돼 다시 보호소로 돌아온 개도 있다.

 

겁이 많아 낯선 사람을 쉽게 경계하는 개들도 있었다. 그러나 봉사자들이 천천히 다가가 손을 내밀고 함께 걷자 이내 꼬리를 흔들거나 몸을 기대며 사람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보호소의 일상은 동물과 교감하거나 산책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동물들이 먹고 자고 배설하는 하루가 반복되는 만큼 견사를 청소하고 물과 사료를 채우는 일도 매일 다시 시작된다.

 

산책처럼 눈에 잘 띄는 활동뿐 아니라 이 같은 반복적인 관리에도 꾸준한 시간과 손길이 필요하다.

 

◆ 넷 중 하나만 새 가족…자연사가 입양보다 많았다

 

보호동물을 향한 봉사와 관심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입양으로 연결되는 비율은 아직 높지 않다.

 

농식품부가 지난 6월 공개한 ‘2025년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국에서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은 9만5685마리로 전년 10만6824마리보다 10.4% 줄었다. 2019년 이후 감소세가 이어져 처음으로 10만마리 아래로 내려왔다.

 

구조된 동물 가운데 새 보호자에게 입양된 것은 2만4528마리로 25.6%였다.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 네 마리 가운데 새 가족을 만난 경우가 한 마리꼴이다.

 

반면 보호센터에서 자연사한 동물은 2만4545마리로 25.7%였다. 입양보다 많다. 인도적 처리를 한 동물은 1만6561마리로 17.3%였고, 둘을 합하면 4만1106마리로 구조 동물의 43.0%에 이른다.

 

원래 보호자에게 돌아간 동물은 1만685마리(11.2%)였다.

 

구조된 동물이 보호센터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28.6일로 전년 28.1일보다 길어졌다. 구조되는 동물은 줄었지만 한 마리가 보호소에서 보내는 시간은 늘어난 셈이다.

 

◆ “입양하겠다” 88.3%인데 보호시설서 데려온 건 8.8%

 

반려동물을 들이는 경로에서 보호시설이 차지하는 자리도 여전히 좁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9월 성인 5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2025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자에게 입양 경로를 물은 결과 지인에게 유·무료로 분양받았다는 응답이 46.0%로 가장 많았다.

 

펫숍에서 구입했다는 응답이 28.7%로 뒤를 이었고, 길고양이 등을 데려다 키웠다는 응답이 9.0%, 지자체와 민간 동물보호시설에서 입양했다는 응답은 8.8%였다.

 

같은 조사의 다른 문항에서 나타난 입양 의향은 이와 달랐다. 1년 이내 반려동물을 입양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88.3%가 유실·유기동물 입양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농식품부는 입양 의향 응답을 두고 “유기·유실 동물 입양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수용성이 상당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유기동물을 입양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입양에 필요한 조건으로 ‘건강 상태나 예방접종 여부 등이 충분히 확인되고 관리된 경우’(35.3%)를 1순위로 가장 많이 꼽았다.

 

‘원하는 품종이나 나이대의 동물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경우’(22.6%), ‘기본적인 훈련이 되어 있는 경우’(18.0%)가 뒤를 이었다.

 

특히 믹스견이나 이미 다 자란 성견, 중대형견 등은 어린 품종견보다 입양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입양 홍보가 필요하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윤성창 블루엔젤 봉사단장은 “최근에는 개인이나 기업, 단체·소모임 등 다양한 형태의 봉사가 많이 활성화돼 있다”며 “우리 봉사단에서도 봉사하던 중 자신이 키웠던 개와 닮은 보호견을 만나 실제 입양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사를 통해 보호동물을 직접 만나고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면 입양될 가능성도 조금이라도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제2회 동물보호의 날을 계기로 보호동물 입양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동물보호의 날은 동물보호법 제4조의2에 따라 세계 동물의 날인 10월 4일에 맞춰 정해진 법정기념일로 지난해 처음 시행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행사는 국민들이 동물복지 정책을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팝업 형태로 준비했다”며 “가상 입양 체험 등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