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사장) LG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은 선택이 아닌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축”이라며 그룹 전반의 AI 경쟁력과 속도전을 사장단에 주문했다. LG는 AI 반도체 소재·기판과 소프트웨어 등 최근 그룹의 AI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피지컬 AI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LG는 지난 16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구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고, AI 시대 산업·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전략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과 사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글로벌 AI 시장 공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특히 AI로 재편되는 산업·기술 환경을 점검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방향과 실행 방안에 대해 약 8시간에 걸쳐 토론과 논의를 진행했다. 사장단은 AI 팩토리, 피지컬 AI, 반도체소재·기판, 인공지능 전환(AX) 등 AI 핵심 승부처를 중심으로 기존 투자 성과와 전략을 점검했다.
이번 회의에서 눈여겨볼 점은 단순 사업보고 및 계획발표를 넘어서 LG의 미래를 책임질 투자 방향을 점검했다는 점이다. 최근 LG는 빅테크와의 동맹 및 사업확장을 위해 무리한 인수합병(M&A) 및 지분 투자보다는 엔비디아·MS(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소 기업 및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 확보에 나섰다.
LG전자는 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 로봇 전문 기업인 미국 베어로보틱스의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고, 미국 범용 로보틱스 AI 스타트업인 스킬드AI에 대한 지분투자와 글로벌 스마트홈 연결 표준을 주도하는 네덜란드의 앳홈을 인수하는 등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자체 육성 기조에서 탈피해 피지컬 AI, AI 홈, 스마트 팩토리 등의 분야 기업들을 품어 AI 기술·플랫폼에 투자되는 시간을 줄이고,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LG 사장단은 이번 회의를 통해 속도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투자 기회를 적기에 포착하고, 필요 영역에 자원과 역량을 과감히 집중하는 등 실행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사장단은 LG의 AI는 기술 자체가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두고 실질적인 삶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LG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해 3월 AX, 6월 위닝 연구개발(R&D), 9월 투자 전략 등 분기별 핵심 과제를 선정해 사장단 회의를 진행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