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허가를 빌미로 고용주들이 금품을 요구하는 부조리가 기승을 부리자 지역 시민단체가 고용노동부에 전수조사와 특별근로감독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17일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는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광주 곳곳에서 이주노동자가 사업장 변경을 대가로 고용주에게 금품을 요구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장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엄중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단체에 따르면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는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사업장 이동이 불가능하고 고용주의 근로계약 종료나 해지 동의가 있어야만 사업장을 옮길 수 있다. 일부 고용주들이 이 같은 법적·제도적 허점을 악용해 이주노동자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여수의 한 연안어선 사업장에서는 베트남 국적 E-9 노동자 5명이 폭언과 임금·근로조건 불이익은 물론, 숙소의 전기·수도·가스까지 차단당하는 가혹행위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주는 이들에게 사업장 변경 합의 조건으로 1인당 500만원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허위 ‘이탈 신고’를 하겠다며 압박한 진정이 접수됐다.
단체는 “사업주가 이탈 신고를 악용해 노동자를 위협하거나 사업장 변경을 대가로 금품을 갈취하는 행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여수 지역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장에 대한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