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아랍에미리트(UAE) 통합대공망 구축과 지상무기체계 무인화를 양축으로 미래 방산사업 확장에 나섰다.
한화시스템은 UAE 국영 방산기업과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중동 방공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 등을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 무인지상차량(UGV) 6종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에지 그룹 본사에서 UAE 통합대공망 구축사업을 위한 주요조건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합의서에는 통합대공망 구축에 필요한 무기체계 도입 방향과 단계별 검토 내용이 담겼다. 양사는 정부 승인과 협의 절차를 거쳐 현지 합작법인(JV) 설립과 생산·사업 운영 방안을 검토한다. UAE 내 방산 제품 생산과 유지·보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현지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화는 중·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를 중심으로 대드론체계와 단거리 방공체계 등을 연계해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방어할 수 있는 다계층 방공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천무 등 지상무기체계까지 연동해 통합대공망 사업 참여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2022년 UAE를 시작으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2025년 이라크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II’의 다기능레이다를 공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들 국가에 발사대와 발사관, 탄 구성품 등을 공급해왔다.
한화는 UAE를 중동과 제3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UAE의 산업 기반과 한화의 방산 역량을 결합해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의 공동 사업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양기원 한화시스템 대표는 “이번 합의서 서명은 양사가 단발성 무기체계 공급 관계를 넘어 통합대공망 기술과 산업을 공유하는 전략적 동반자로 진화하는 전환점”이라며 “기술 협력과 현지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UAE 방위산업 기반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K9 자주포와 천무,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K-NIFV) 등 기존 유인 무기체계를 무인화하는 내용의 ‘지상방산 무인화 혁신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운용 상황에 따라 유인 또는 무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적 유·무인체계’ 기술을 2029년까지 K9과 천무,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에 적용한다는 목표다. 120㎜ 자주박격포와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 공병전투차량 등에도 유·무인 복합기술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무인지상차량은 2030년까지 소형·중형·대형을 아우르는 공통 플랫폼 6종을 구축한다. 10t 미만 다목적무인차량과 20t 미만 중형 궤도형 로봇전투차량, 30t급 대형 무인전투차량 등이 포함된다.
무인지상차량 사업의 첫 단계는 대한민국 군이 처음 도입하는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 방위사업청과 아리온스멧 양산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부터 육군과 해병대 보병부대에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아리온스멧은 천무와 천궁-II, 장거리 지대공 요격미사일 L-SAM 발사대 등이 생산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양산된다. 구조물과 배터리, 항법장치, 라이다, 원격통제 부품 등을 공급하는 협력사 40여곳도 생산에 참여한다. 주요 부품 국산화율은 98% 이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민군협력과제로 1세대 아리온스멧을 개발한 데 이어 2023년 말 2세대 모델로 미국의 해외비교 성능시험을 진행했다. 이번에 군이 선정한 3세대 모델은 약 450㎏의 적재 능력과 AI 기반 원격사격통제, 야지 자율주행 기능 등을 갖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을 비롯한 무인지상차량의 국내 전력화를 우선 추진한 뒤 루마니아와 핀란드, 캐나다 등 해외시장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전장 데이터를 학습·추론하는 국방 AI 모델 ‘디펜스 OS’ 개발에 2040년까지 2조원을 투입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사업부장은 “우리 군과 우방국이 필요로 하는 무인차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전장에 대비한 국방 무인체계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