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가상자산 관련 입법이 나란히 공회전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가상자산 과세 논란까지 겹쳐 시장 침체 우려가 한층 심화하는 모양새다.
17일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7만달러 중반대에서 등락했다. 일주일 전에 비해 2%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달 달러 약세 등 영향으로 25%가량 급등했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가상자산 구조화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 처리 불발 소식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클래리티법 토의를 위한 절차 표결을 진행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 의회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휴회에 들어갈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연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상원 표결 소식이 전해진 후 시장의 실망감 속에 비트코인 가격은 5% 이상 급락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논의가 국회에서 1년 넘게 공회전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연내 처리 의지가 강하지만,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 설정, 대주주 지분 제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여전하다.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을 덜어줄 법안들에 대한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상자산 과세 논란도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최근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추진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가상자산 거래로 인한 연간 손익을 합산한 금액에서 250만원을 기본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에 22%의 실질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과세 인프라 미비와 주식시장과 형평성 문제 등으로 야당과 업계에서 유예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어 실제 시행 여부는 안갯속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불확실성 요소가 어느 하나 해소되지 않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라며 “양국의 가상자산 관련 법안 처리 여부, 과세 유예 여부가 결정될 올해 4분기가 내년 업계의 향방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