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채권·대출금리도 시차를 두고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중동전쟁 영향으로 시중금리가 올 초부터 우상향한 가운데 미 금리마저 뛰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구매)·빚투(빚내서 투자)족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금리 인상으로 기존 대출 보유자는 물론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파고가 국내 시장까지 밀려들면 대출금리 상승이 불가피해서다.
앞서 2022년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4회 연속 0.75%포인트씩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감행했을 당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격히 올랐다. 한은에 따르면 미 기준금리가 연 0.25∼0.50%였던 2022년 3월 국내 주담대 금리는 연 3.84%(보금자리론 포함)였다. 이후 연준이 같은 해 1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급격히 올리자 국내 주담대 금리는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면서 10월 연 4.82%를 거쳐 11월 4.74%까지 치솟았다. 단 7개월 만에 0.98%포인트가 뛴 셈이다.
최근 국내 채권금리는 미 연준의 인상 전망을 선반영해 이미 가파르게 올랐다. 은행권 혼합형(5년 고정 후 변동금리) 주담대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5일 연 4.243%에서 이달 15일 4.655%로 0.412%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은 은행채 5년물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고객별 우대금리를 빼 주담대 금리를 산출한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신한은행을 제외하면 이미 하단이 5%를 넘어섰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5년 고정 후 변동)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95∼6.92%로 집계됐다. 신한은행(4.95%)을 뺀 4개 은행의 하단은 평균 연 5.38%에 달한다. 차주들이 중·하단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전체적인 금리 수준 상승은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혼합형 금리 상단은 지난 15일(연 4.89~7.29%) 7%대로 치솟았으나, 상단이 가장 높던 NH농협은행이 대출 여력 확대로 0.45%포인트를 내리면서 그나마 6%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도 상승세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변동형 금리는 연 4.29∼6.31%로 집계됐다. 신용대출(6개월 기준) 금리는 연 5.01∼6.11%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추산 시, 금리가 0.50%포인트 상승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총 6조5000억원 증가한다. 금리가 1.00%포인트 오르면 가계 전체의 연간 이자 부담은 13조1000억원 늘어난다. 만약 주담대 3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으로 빌릴 경우, 4.5% 금리에서는 단순계산하면 총 2억4700만원의 대출이자를 상환해야 하는데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총 대출이자가 기존보다 약 6600만원 증가한 3억1300만원으로 불어난다. 올해 2분기 가계대출(대출+신용카드 외상)은 2019조8000억원으로 2002년 4분기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2000조원을 돌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