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대법관 후보 임명동의안과 형사소송법 후속입법 50여건이 17일 국회에서 통과됐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법 후속법안도 국민의힘 반대 속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포함해 73개의 안건을 처리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전자 무기명 투표를 통해 재석 의원 268명 중 찬성 227명, 반대 28명, 기권 13명으로 의결했다.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헌법에 따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김 후보자는 지난 7일 퇴임한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난달 18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됐다.
여야 합의로 채택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는 민주당의 적격 의견과 국민의힘의 부적격 의견이 모두 담겼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에 대해 자율 투표에 부쳤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이 대통령이 임명안을 재가하면 이재명정부 출범 뒤 취임하는 첫 대법관이 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다음달 2일 중수청·공소청 출범에 맞춘 형사사법체계 후속 법안 51건도 처리됐다.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에 중수청·공소청 등을 추가하는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개정안, 검찰청이 수행하던 업무를 중수청과 공소청이 맡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선거 후보자 전과기록 조회·회보 기관을 검찰총장에서 공소청장으로 바꾸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규정을 신설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과 군사법원법·통신비밀보호법 등 관련 법률의 조문을 정비하는 법안들도 의결됐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은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모두 공소청에 송치해 자체 종결할 수 없게 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로 사건이 종결될 경우 사건 실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제때 필요 조치가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전건 송치’를 의무화한 것이다.
민주당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항간에 형사소송법 (후속) 논의가 졸속으로 되고 있다는 비판을 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51개 법안을 개별 상임위에서 다 논의했다. 충분히 논의되고 토론된 상태로 처리한다”고 반박했다. 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보완수사권까지 완전 박탈,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며 후속 법안 처리도 비판했다. 박 의원은 “70년 형사사법체계를 바꾸면서 후속 정비를 시행 보름 전에 부실투성이로 이렇게 몰아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개혁이라 부를 수 있겠나”라고 했다.
민생·지방자치 관련 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티몬·위메프 사태와 홈플러스 회생절차 등을 계기로 마련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은 특약매입·위수탁 거래의 대금 지급기한을 월 판매 마감일부터 40일에서 20일로, 직매입 거래는 상품 수령일부터 60일에서 35일로 단축했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정부 또는 지방정부 간 협력사업에 일정한 구속력을 부여하는 ‘공공협약’ 제도를 도입하고, 2개 이상의 지방정부가 구성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에 국가나 시·도의 권한을 이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후속 법안 51건과 민생 법안 모두 순탄히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 밖 여당 의원들의 결석으로 의원들에게 본회의장 긴급 소집을 내리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본회의 시작 후 오후 3시쯤 239명이던 재석 의원은 3시30분쯤 156명까지 줄었고 성폭력처벌법·형사사법전자화촉진법 개정안 의결 때는 의결 정족수에 딱 걸친 150명만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를 지켜보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 퇴장을 유도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긴급 문자로 “국민의힘에서 투표 부결을 위해 표결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며 “정족수 부족으로 표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외부에 있는 의원에게 복귀를 요청했다.
본회의에 앞서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인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응급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고지하고 의료기관이 응급의료를 거부·기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했다. 중증 응급환자의 이송 병원이 정해지지 않으면 119구급상황관리센터도 이송 병원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응급의료 종사자의 의료행위로 환자가 사상한 경우 형사처벌 감면도 임의 규정에서 필요적 면제 규정으로 강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