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네팔 대홍수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8000명을 넘긴 가운데, 온난화로 인해 해발 5000m에 있던 빙하가 떨어져 나가면서 재난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국제 기후연구 협력체인 세계기상원인규명(WWA) 연구팀은 네팔 대홍수와 관련한 첫번째 과학적 원인을 규명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달 26일, 랑탕리룽산 북사면 해발 약 5150m 지점에서 발생했다. 이 곳에서 면적 약 2.2㎢, 두께 50m에 달하는 암석·빙하 붕괴가 일어났다. 초기 부피 약 1억1000만㎥에 달하는 붕괴 물질은 1400m 가량을 낙하해 해발 3750m의 바닥면과 충돌했다. 이때 발생한 지진파는 규모 5.2 지진과 맞먹는 에너지를 방출했다. 이에 초기에는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오인되기도 했다. 붕괴된 암석과 빙하는 강을 타고 내려오면서 시속 170~188㎞에 달하는 초고속 홍숫물로 바뀌었고, 30분 만에 네팔 트리술리강의 수위는 최대 9m까지 상승했다. 보고서는 “1000년∼1만년 사이에 한 번 꼴로 매우 드물게 일어날 산사태”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재앙의 원인으로 온난화 등 기후 변화를 직접 지목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는 기존의 지질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며,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이번 대홍수라는 것이다.
이 지역 산악지대는 2015년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 이후 불안정성이 커져 있었는데, 여기에 기온이 상승하면서 대규모 산사태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은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이 약 2도 올라갔으며, 특히 올해 7∼8월은 약 1.5도를 웃도는 온난화가 발생했다. 붕괴 직전인 8월 말 며칠 간은 30년 간 평균보다 5도나 높은 기온을 기록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악의 빙하를 안정적으로 잡아두던 얼음이 사라지면서, 붕괴가 촉진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히말라야 지역의 영구적으로 얼어붙어 있는 동토층은 10년마다 약 100m씩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점 더 높은 고도의 암석이 녹기 시작하면서 재난의 규모도 커질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연구를 수행한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프리데리케 오토 박사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지붕이라 불리는 지반이 불안정해지면, 아무리 적응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파괴로부터 완전히 안전해질 수는 없다”며 “화석 연료 배출량 제로로 전환하기 위한 훨씬 더 빠른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 이와 같은 규모의 재앙은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