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씨의 일명 ‘디올백 수수 사건’과 관련해 해당 정황을 인지하고도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찰이 재수사 끝에 상반된 처분을 한 것이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김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허위 발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김진용)는 17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디올백 수수 사건은 최재영 목사가 2022년 9월13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에서 김씨에게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을 건넸다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2024년 10월2일 윤 전 대통령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디올백을 수수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 관련 금품 수수가 아니라 신고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혹으로 끝날뻔한 사건은 지난해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건희 특검팀 수사 기간 종료로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지난 6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디올백을 건넨 혐의로 특검팀으로부터 기소된 최 목사의 법정 증언과 김씨의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순표)가 금품의 직무관련성을 인정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검찰은 검토 결과 김씨의 디올백 수수에 대한 직무관련성이 인정되고, 윤 전 대통령이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그를 재판에 넘겼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이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와 관련해 “특정인에게 주식 거래를 일임했다가 손실을 보고 절연했다”는 등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이날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형원)는 “(주식 거래는) 대부분 결혼 전에 발생한 것으로서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경험하거나 관련 자료를 확인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검찰은 김건희 특검팀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기소한 사건에서 주가조작으로 유죄를 받은 2010년 10월 이후의 주식 거래가 아닌, 2010년 1~5월 거래가 주된 내용이라 대상을 달리한다고도 부연했다.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지난 1월 선고공판에서 주가조작 시기를 1차 거래(2010년 10월~2011년 1월), 2차 거래(2011년 3월30일), 3차 거래(2012년 7~8월)로 쪼개 별개의 행위로 판단한 뒤, 1·2차 거래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지난 4월 김씨의 1차 거래를 두고 김씨와 시세조종 세력간 공범 관계가 인정된다며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 2094만원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