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과 범여권 내부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초심’을 다시 꺼내 들었다. 지방선거 이후 민심 변화에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고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개혁과 통합을 둘러싼 엇갈린 요구 속에서 국정운영의 방향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소통과 추진 방식을 재정비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지방선거 이후 “일면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하여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이 옳다’”며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했다.
자성의 표현은 한두 차례에 그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너무 많은 과제 앞에 마음이 바빠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했고, “작은 성과와 국민들께서 보내주시는 큰 성원 앞에서 두려움과 겸손함이 줄어들었다”고도 했다. “더 섬기는 자세로 임했어야 했다”며 “국민에 대한 두려움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정운영 과정에서 불거진 개혁과 통합 사이의 긴장도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하려다 개혁이 흐려졌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고, 개혁을 추진하며 통합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정과 방법에서 부족했던 것이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심 이반을 인정하면서도 개혁 기조 자체가 후퇴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범여권 내부 갈등을 향한 메시지는 더욱 직접적이었다. 이 대통령은 “경로와 방법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진심까지 의심하지는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며 서로를 향한 “혐오의 언어”와 “배제”를 멈춰달라고 했다. “민주당 제1 당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여권 내부 갈등의 책임도 자신에게 돌렸다.
그렇다고 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접겠다는 메시지는 아니었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불가역적”이라고 규정하고 “사회대개혁을 위한 빛의 연대 정신”도 거듭 강조했다. 동시에 “통합의 대통령”을 내세우며 인선과 정책이 갈등과 균열의 계기가 되지 않도록 더 숙고하겠다고 밝혔다.
모두발언의 처음과 끝을 관통한 표현은 결국 ‘초심’이었다. 이 대통령은 “신발 끈을 다시 매겠다”고 했고, 마지막에는 “정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 품었던 마음을 다시 새기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오직 국민만 믿겠다”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국정의 방향 전환보다는 자세와 방식의 변화를 통해 민심을 다시 얻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