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주민들이 설치한 불법 망루 철거 작업이 18일 진행됐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6시30분 구룡마을에서 망루와 구룡마을 주민자치위원회가 사무실로 사용하던 천막에 대한 철거 집행을 시작했다. SH 측은 구룡마을 주민 50∼60여명을 대상으로 철거 이행에 따르겠다는 합의와 협약서를 작성하는 절차를 거쳤다. 4시간여만인 오전 10시30분쯤 망루 위에 있던 70대 여성 2명이 주민들의 연락을 받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법원 집행관들은 천막 안의 주민들을 이동시키고 박스에 주민들의 이불과 옷가지 등 생필품을 담는 등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40년을 살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쫓겨날 수 있느냐”, “법이 이러니 할 수 없이 협조하지만 ‘약자와의 동행’이 아니라 시가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찰관 250며 등이 투입돼 행정 집행을 지원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SH 관계자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장시간 기다렸다”며 “현재 진행 중인 민형사 절차에서 SH도 주민들에게 양보하는 내용을 제안했고, 이에 합의해 철거 절차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날 철거가 진행된 망루는 2024년 11월 마을 입구에 설치됐다. 구룡마을 주민 일부는 거주사실확인서 발급 등을 요구하며 망루에서 농성 시위를 벌였고, 개발 관계자들이 마을로 오가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세워졌다. 지난달 12일 법원은 이 구조물을 설치한 구룡마을 총통합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유모씨에게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구룡마을은 2016년 도시개발구역에 편입돼 관할 행정기관의 허가 없이 건축이 금지된 상태다. 유씨는 지난해 1월 ‘망루 자진 철거’ 명령을 강남구청으로부터 수령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법원 집행관과 SH 관계자, 경찰관 250여명과 소방 인력이 투입돼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법원에 따르면 강제 집행은 오늘 중 철거가 완료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