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골프장이나 호텔을 운영하는 기업집단이나 중견 그룹사가 다수 있다. 이런 골프장이나 호텔은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어서인지 상대적으로 잘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여기에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약 6년 전인 2020년 9월18일 모 기업집단 계열사들이 합리적 고려·비교 없이 다른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골프장, 호텔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한 데 대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킨 행위(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4호·현 제47조)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기업집단 소속 8개 계열사와 동일인은 공정위에 불복하여 2020년 12월11일 서울고등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이들 원고는 같은 계열사가 운영하는 골프장, 호텔과 합리적 고려·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켰다고 보았고, 동일인의 묵시적인 동의나 승인으로 이 사건 각 거래에 관여한 부분이 인정된다고 보아 공정위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2023. 7. 5. 선고 2020누59682 판결)
재판부는 해당 판결문에서 “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4호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합리적인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과정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규정을 별도로 둔 취지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거나 별도의 사업기회를 행위객체에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행위객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경우를 규율하기 위함”이라고 보았다.
다만 재판부는 “규율 대상이 무한정으로 확장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인 거래행위에서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절차를 거치는 경우에는 일감 몰아주기 규율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보면서, 그 통상적인 절차와 관련해서는 “해당 거래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하고 이를 객관적·합리적으로 검토하거나 다른 사업자와 비교·평가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경우”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에 원고들이 이 사건 골프장 및 호텔과의 거래 특성상 통상적으로 이뤄지거나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거래 상대방의 적합한 선정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동일인의 행위와 관련해 이 사건 거래를 직접 지시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기업집단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관여한 점 등을 고려해 이 사건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공정위 처분부터 약 6년이 지난 2026년 6월25일 대법원은 서울고법 판결을 인용하면서 “원고 측 계열사들이 이 사건 골프장 거래에 대하여 해당 거래의 특성상 통상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거래 상대방의 적합한 선정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고 판시했다.(2026. 6. 25 선고 2023두49783 판결).
이번 사건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는 상당한 규모의 부당한 이익 제공 관련 규정을 공정위가 독자적으로 적용한 데 대한 첫 번째 판결인데, 법원이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여부, 상당한 규모의 거래인지 여부,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 이익의 부당성 및 특수관계인의 관여 여부 등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였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전체 거래금액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 계열사로부터의 절차적 지원, 기업집단 차원에서의 골프장 사용 활성화 방침 등이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되었다.
일반적인 거래와는 달리 그룹 골프장이나 호텔 이용 시에는 부당지원(내부거래)이나 부당이익 제공(사익 편취) 이슈에 대해 소홀히 하기 십상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통해서 관광·레저 산업 분야에서 부당지원이나 부당이익 제공 이슈에 대해 자체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 공정위도 내부거래나 사익 편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신동권 법무법인 바른 고문(전 공정거래조정원장) dongkweon.shin@barunlaw.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