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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사과로 시작해 사과로 끝난 기자회견…관심은 다시 지지율로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약 100분간의 기자회견에서 공소 취소·연임 개헌 논란부터 범여권 내 갈등, 국정 지지율 하락, 호르무즈해협 파병, 인사 문제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데 주력했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사과로 회견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제가 부족한 게 많다”며 국민 앞에 낮은 자세를 보였다. 연임 논란, 호르무즈 파병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꺼내 든 대국민 직접 소통 카드가 실제 국정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회견 내내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며 취임 후 1년 3개월간 느낀 소회와 각종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취임 후 7번째 기자회견이지만 이번 회견에 실린 정치적 부담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던 만큼 평소 즐겨하던 농담은 확연히 줄었고, 전반적인 답변의 길이와 수위도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인사 검증 시스템 개선이나 대법관 재제청 논란, 미국의 자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압박 등 일부 주제는 1∼4문장 정도로 짧게 답하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회견 전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연임 개헌과 공소 취소 논란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다”며 “다시 한 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공소취소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검사를 통한 진상 규명 필요성은 밝히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조작기소 특검법안 상의 공소취소 조항은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불필요하게 정치적 쟁점이 돼서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서 제가 명백하게 국회 측에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에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명확하게 공소 취소 조항 삭제를 요구하긴 했지만, 여전히 조작기소 여부에 대한 진상 조사는 필요하다는 의견은 유지해 보수 야권이 비판을 이어갈 여지를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범여권 내홍에 李 “저의 책임이 가장 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 등을 둘러싼 범여권 내홍을 두고선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고 사과하면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이 가슴 아픈 현실이 만들어진 데 수많은 원인과 동인이 있겠지만, 민주당 제1 당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친문재인)이고 친노(친노무현)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말했다.

 

검찰개혁 등을 둘러싼 범여권 내 이견 관련해선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끼리도 어느 길이 빠른지, 어느 길이 더 안전한지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다. 경로와 방법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 했던 사람들의 진심까지 의심하지는 말아 달라는 호소의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정부의 개혁 의지는 변함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하려다 개혁이 흐려졌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고, 개혁을 추진하며 통합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며 “그러나 저와 정부가 과정과 방법에서 부족했던 것이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고 단호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자신의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하는 일각의 시선을 향해선 “‘검찰 편들어서 뭘 하려고 한다, 개혁에 후퇴한다’ 이런 의심은 거둬주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동시에 ‘균형 감각’을 강조하며 검찰개혁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에 대한) 반감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기관이 원래 가진 목적, 기능인 국민의 인권 보호, 피해자 보호, 사회 질서 유지를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개혁 과정에서도 이 마지막 최종 목표를 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저는 특히 그렇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검찰의 수사권 박탈, 수사와 소추 기능의 분리·견제는 철저하게 하되 그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분야 중 부동산 이슈에 대해서는 “다들 (부동산 개혁을) 하려다 안 됐지만, 이 정부는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집값 안정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관련해선 “부족함이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며 “정부 정책에 불완전성이 좀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나중에 보완할 것을 (도입 당시) 미리 다 장착을 했더라면 괜찮지 않냐라는 비판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

◆정치권의 눈은 다시 지지율로…李 “국민에 대한 두려움 되살리겠다”

 

이 대통령 기자회견 후 정치권의 시선은 다시 지지율로 향하고 있다. 하락세를 이어가는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정국 돌파용 회견이었던 만큼, 이번 회견의 성패 역시 결국 지지율 수치로 판가름날 수밖에 없는 탓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7%로 집계됐다. 또다시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반면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5%포인트 상승한 56%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7%였다.

 

이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선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이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에 대한 두려움을 되살리고 모든 일에 더 세심하게 더 낮게, 더 치열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9.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