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정성껏 명절 음식을 준비했지만, 조리가 끝난 뒤 집 안에 감도는 매캐한 기름 냄새가 고민거리로 남는다. 창문을 열어도 배수구나 공기 중에 스며든 악취는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레인지 후드를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부터 일상 속 재료를 활용한 탈취법까지, 명절 후 주방 냄새를 깔끔하게 잡는 팁을 모았다.
◆ 환기의 시작, 올바른 레인지 후드 사용법
조리 과정에서 생기는 냄새 입자는 뜨거운 기름이나 수분과 합쳐져 공기 중으로 급격히 확산한다. 이때 레인지 후드를 켜지 않거나 뒤늦게 가동하면 냄새 입자들이 조리 공간을 벗어나 거실과 침실 등 집안 전체로 퍼진다.
주방가전 기업 엔텍은 가스레인지 점화 5분 전 후드를 미리 작동시켜 공기 흐름을 후드 쪽으로 미리 유도하길 권장한다. 조리 후에도 약 3분간 후드를 추가 가동하면 실내 유해가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다. 이때 창문을 연 상태에서 후드를 켜면 실내외 공기 순환이 빨라져 실내 공기 질을 보다 신속하게 개선할 수 있다.
후드 필터 관리 역시 챙겨야 할 부분이다. 필터 내 기름때 누적은 흡입력 저하의 주요 원인이 된다. 엔텍은 “거름망은 최소 3개월에 한 번 세척하고 일회용 필터도 3개월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적당하다”며 “관리한 날짜를 기록해 두면 교체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조언했다.
◆ 기름 튀는 순간 시작되는 냄새…주방 냄새 잡으려면 기름 관리부터
요리 중 사방으로 튀는 미세한 기름방울과 수분도 냄새의 주범으로 꼽힌다. 가스레인지 주변과 벽면에 붙은 기름 물질이 공기와 만나 산패하면서 퀴퀴한 냄새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전을 부치거나 고기를 구울 때 프라이팬 뚜껑을 덮어두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기름이 튀는 현상과 냄새 입자의 확산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기름이 타며 생기는 연기와 냄새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 세기를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기름때는 방치할수록 굳어 제거하기 까다로워지는 만큼 요리 직후 닦아내는 관리가 권장된다. 키친타월과 주방세제로 기름기를 먼저 제거한 뒤 식초를 섞은 물로 한 차례 더 닦고 깨끗한 물행주로 식초 성분이 남지 않도록 마무리하면 효과적이다. 식초 대신 레몬 껍질을 사용할 수도 있다. 레몬 껍질에 함유된 구연산 성분은 기름기 분해를 돕는다.
음식물 쓰레기도 실온에 오래 방치할수록 악취를 유발하는 가스 발생량이 늘어나므로 즉시 밀봉해 가능한 한 신속하게 배출하는 것이 냄새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 환기로 안 빠지는 냄새? 베이킹소다·레몬 이렇게 쓰세요
환기와 간단한 청소까지 마쳤는데도 미세하게 냄새가 남아 신경이 쓰인다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주방 재료나 생활용품을 탈취제로 사용해 볼 만하다. 약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를 작은 그릇에 담아 싱크대 아래나 냉장고 구석에 넣으면 산성을 띤 냄새를 중화하고 흡수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낸다.
베이킹소다는 배수구 악취 제거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먼저 베이킹소다 한 컵을 배수구에 넣은 후 식초 한 컵을 천천히 부으면 거품이 반응하며 내부 찌꺼기를 불린다. 약 10분 뒤 뜨거운 물 1ℓ를 흘려보내 마무리하면 된다. 단 팔팔 끓는 물을 반복해서 부으면 배수관 안쪽의 고무 패킹 등 부품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물이 한 김 식은 뒤 부어주는 편이 안전하다.
레몬을 활용한 탈취 방법도 있다. 레몬 껍질 속 리모넨 성분은 요리 후 남는 잡내를 중화하는 데 기여한다. 물과 함께 레몬 껍질을 약한 불로 끓여내면 은은한 향이 퍼지면서 기름 냄새를 가라앉히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쓸 수 있다.
◆ 버리기 쉬운 커피 찌꺼기, 바짝 말리면 ‘천연 탈취제’
커피 찌꺼기 역시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훌륭한 탈취 재료다. 원두를 내리고 남은 커피 찌꺼기는 그냥 버리기 쉽지만, 잘 말려두면 표면의 미세한 구멍들이 냄새 분자를 흡착해 유용한 탈취제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나 젖은 커피 찌꺼기를 그대로 사용하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고 텁텁한 냄새가 올라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종이 타월이나 넓은 접시에 얇게 펴 하루 정도 말린 뒤 사용하면 된다. 습한 날에는 전자레인지에 짧게 돌리거나 마른 팬에 약한 불로 살짝 볶아 수분을 날리는 방법도 있다.
수분이 제거된 찌꺼기는 작은 그릇이나 천 주머니에 옮겨 담아 싱크대 수납장이나 쓰레기통 주변 등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곳에 두면 된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습기를 다시 흡수하므로 1∼2주마다 새것으로 교체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