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별 온도 차는 더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는 일제히 내렸지만 중랑·도봉·서대문 등 비강남 지역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에서는 수원을 중심으로 남부 지역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올랐다. 전주(0.20%)보다 상승 폭은 줄었다. 수도권은 0.15%, 경기는 0.18%, 전국은 0.08% 상승했다.
◆강남3구는 내리고…비강남은 ‘순환매’
강남권은 조정이 이어졌다. 강남구는 한 주 새 0.36% 떨어져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서초구는 0.26%, 송파구는 0.12% 내렸다. 강남구는 압구정·대치동,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빠졌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제 개편과 대출 부담 등이 고가 주택 매도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압구정·반포 등에서 급매물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서초의 가격 조정이 송파까지 번지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비강남권은 분위기가 달랐다. 중랑구가 0.51%로 가장 많이 올랐고 도봉구와 서대문구가 각각 0.47%, 성북구 0.43%, 동대문구 0.36% 상승했다. 관악구도 0.37%, 강서구 0.31%, 금천구 0.28% 올랐다. 대출 여력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남 연구원은 성북과 서대문 등 중위 가격대 지역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실수요가 중랑·도봉 등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임차인이 매수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수원 중심 경기남부 강세…전셋값도 오름세
경기에서는 수원 집값이 두드러지게 올랐다. 수원 영통구가 0.61% 상승했고 권선구 0.42%, 팔달구 0.39% 올랐다. 안양 동안구는 0.45%, 용인 기흥구는 0.42%, 화성 동탄구는 0.31% 상승했다. 남 연구원은 삼성전자 사내대출이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수원에 매수 자금이 들어온 영향이 있다고 봤다. 광교신도시나 영통·매교역 주변 신축 아파트로 옮겨가려는 수요가 늘었고, 무주택자와 신혼부부의 매수도 수원 곳곳으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용인 기흥과 화성 동탄에서도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의 실수요가 꾸준하다고도 했다.
민간 조사에서도 서울 집값은 올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상승했다. 전국은 0.04%, 수도권은 0.05% 올랐다. 전셋값 상승세도 이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2%, 서울은 0.17% 올랐다. 수도권 상승률은 0.15%였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3곳에서 전셋값이 상승했다.
정부는 전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산 무주택자의 실거주 유예 신청 기한을 2027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실거주 유예 사유에 2년짜리 전세계약 갱신도 포함해 요건을 충족하면 시행일인 다음달 1일부터 최대 3년3개월까지 입주를 늦출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토허구역으로 묶인 뒤 전월세 시장 불안이 커지자 보완책을 내놓은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수도권 선호지역의 전월세 불안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전세의 월세화와 대출·세금 규제, 임대사업자 제약 등이 함께 작용하고 있어 정부 조치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