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익숙한 감자·고구마의 변신…유통업계 가을 신상 쏟아졌다

감자는 쫀득한 디저트가 되고, 고구마는 카페 간식으로 들어왔다. 제주 한라봉과 우도땅콩은 파운드케이크로 변신했다. 오래된 카레와 과자 브랜드도 다른 브랜드와 손잡고 새로운 맛을 내놓는다.

 

오뚜기 제공
오뚜기 제공

유통업계가 가을을 맞아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번 신제품의 공통점은 완전히 새로운 재료를 찾기보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원물과 장수 브랜드를 새로운 식감과 조합으로 바꿨다는 데 있다. 지역 특산물과 유명 브랜드 간 협업도 두드러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1957년 대구에서 시작한 베이커리 삼송빵집과 손잡았다. 오뚜기 카레와 케챂, 마요네스를 베이커리에 접목해 숙성크림 카레고로케와 사라다샌드, 함바그샌드, 감자에그샌드, 양파브레드 등 5종을 선보인다. 숙성크림 카레고로케에는 이번 협업을 위해 별도로 개발한 삼송빵집 전용 카레 소스가 들어간다.

 

협업 제품은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삼송빵집 직영 16개 매장에서 판매한다. 서울 용산역점에서는 정식 판매에 앞서 지난 18일부터 팝업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용 조미식품으로 익숙한 카레·케챂·마요네스를 베이커리 메뉴에 넣어 소비자가 제품을 접하는 범위를 넓힌 셈이다.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감자를 디저트로 풀었다. 신제품 감자쫀떡은 감자에 버터를 더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을 살린 제품이다. 지난 4월 내놓은 버터쫀떡에 이은 이른바 ‘식감 디저트’ 라인업이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초코 쫀득 츄러스와 크로켓 등 쫀득하거나 바삭한 식감을 강조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해태제과는 1982년 출시된 장수 제품 후렌치파이에 변화를 줬다. 미국 피넛버터 브랜드 리고(LIGO)와 협업한 후렌치파이 미니 피넛버터크림이다. 기존 후렌치파이보다 크기를 줄이고 과일잼 대신 피넛버터크림을 넣었다. 후렌치파이가 해외 식품 브랜드와 협업한 것은 출시 이후 처음이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후렌치파이 누적 판매량은 12억개를 넘어섰다.

 

SPC그룹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캐릭터를 택했다. 글로벌 캐릭터 몬치치와 협업한 카라멜 퐁당 몬치치는 밀크 카라멜과 솔티밀크 아이스크림에 카라멜 리본, 슈가 크런치를 조합했다. 맛뿐 아니라 캐릭터 굿즈와 이벤트까지 연결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롯데웰푸드는 시장 먹거리를 가정간편식으로 옮겼다. 간편식 브랜드 쉐푸드를 통해 쉐푸드 광장시장식 고기완자를 출시했다. 국산 돼지고기와 채소를 사용했으며 프라이팬이나 에어프라이어로 약 15분이면 조리할 수 있도록 했다. 추석을 앞두고 번거로운 전 요리를 간편식으로 대체하려는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건강을 앞세운 간식도 있다. SPC삼립의 웰니스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은 리얼 그래놀라 칩 크랜베리와 카카오 2종을 선보였다. 현미와 아몬드, 호박씨, 카무트, 귀리, 코코넛칩 등 7가지 곡물·견과류를 오븐에 구워 한입 크기로 만들었다. 알룰로스로 단맛을 냈고 한 봉지에 단백질 6g을 담았다. 기존 그래놀라를 그릇에 담아 먹는 방식에서 벗어나 과자처럼 집어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대상다이브스의 과일가공 브랜드 복음자리는 과일에 차와 견과류, 버터를 섞었다. 과일듬뿍 복숭아얼그레이청과 얼그레이무화과잼, 캐슈넛무화과잼, 딸기버터잼, 레몬버터잼 등 5종이다. 복숭아얼그레이청은 과일 함량 99%이며, 무화과잼 2종에는 국산 무농약 무화과가 50% 이상 들어간다. 딸기버터잼과 레몬버터잼에는 뉴질랜드산 앵커버터를 사용했다.

 

국산 농산물을 앞세운 제품도 이어지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기존 고구마 말랭이의 원료를 국내산으로 바꾼 우리땅 고구마 말랭이를 내놨다. 제품명과 포장도 바꿔 국산 원료 사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국 이디야커피 매장과 자체 앱, 주요 배달 플랫폼에서 판매한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반대로 ‘과한 토핑’을 전면에 내세웠다. 투 머치 투 굿(TOO MUCH TOO GOOD)이라는 이름으로 초코 맥시멈, 베리 머치, 황치즈 플리즈, 카라멜 앤 프레첼 등 4종을 출시했다. 도넛 위 토핑의 양과 종류를 늘려 맛뿐 아니라 눈에 보이는 볼륨감과 식감을 강조했다.

 

비알코리아의 던킨은 제주 특산물을 추석 디저트로 가져왔다. 제주산 한라봉 과즙을 넣은 제주 햇살담은 한라봉 파운드와 우도땅콩을 활용한 제주 햇살담은 우도땅콩 파운드다. 1만원대 선물용 제품으로 구성해 명절에 부담 없이 주고받는 소형 선물 수요까지 노렸다.

 

주류업계에서도 협업이 이어졌다. 지평주조는 일러스트레이터 성립 작가와 손잡고 지평생막걸리 한정판 라벨을 내놨다. 성립 작가 특유의 선 드로잉으로 술잔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표현했다.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다음 달 30일까지 소비자가 참여하는 ‘막걸리 흔들기 챌린지’도 진행한다.

 

최근 신제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다. 감자·고구마·한라봉처럼 익숙한 원료의 재해석, 서로 다른 브랜드를 묶는 협업, 쫀득함과 바삭함처럼 한눈에 설명되는 식감이다. 여기에 저당·단백질이나 국산 원료처럼 구매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제품도 늘고 있다.

 

새로운 맛 자체보다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재료와 브랜드를 어떻게 다르게 보여주느냐가 신제품 경쟁의 핵심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한 번 먹어보고 끝나는 화제성에서 벗어나 반복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각 브랜드가 풀어야 할 다음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