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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팩하던 시대 끝?…머리·손까지 관리하고 ‘헬로키티’ 집어든 소비자들

얼굴에 붙이는 마스크팩 하나로 끝나던 홈케어가 달라지고 있다. 머리카락에는 헤어팩, 손에는 핸드팩을 쓰고 얼굴도 피지·각질·열감 등 고민에 따라 서로 다른 제품을 고른다. 제품의 기능만큼 좋아하는 캐릭터와 디자인을 따지는 소비자도 늘었다.

 

CJ올리브영 제공
CJ올리브영 제공

유통업계가 가격 할인만 앞세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세분화된 관리 수요와 취향을 겨냥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이유다.

 

20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진행된 ‘9월 올영세일’ 검색·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위별 집중 관리를 위한 ‘홈스파’ 상품과 지식재산권(IP) 컬래버레이션 상품에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팩의 영역 확장이다.

 

올영세일이 진행된 일주일 동안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헤어팩’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핸드팩’은 69% 늘었다. 얼굴 보습이나 진정에 집중됐던 팩이 모발과 손 등 신체 부위별 관리 상품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얼굴용 팩 역시 기능이 한층 잘게 나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피지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하는 ‘흡착팩’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로 뛰었다. 열감을 활용해 피지와 노폐물 관리를 돕는 ‘온열팩’ 검색량도 2배 이상 증가했다.

 

집에서도 피부 고민이나 관리 부위에 따라 제품을 골라 사용하는 이른바 ‘홈스파’ 수요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뷰티 기업에서도 확인된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아모레몰은 최근 ‘홈 에스테틱’, ‘마사지 손맛 그대로’, ‘프리미엄 바디괄사’ 등을 별도 기획 상품군으로 내세우고 있다. 8월에는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을 앞세워 ‘디바이스로 완성하는 홈케어’ 기획전도 진행했다. 집에서 사용하는 화장품을 넘어 기기와 마사지 도구까지 홈케어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팩 자체도 진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프리메라의 ‘3C-히알루론산 스파클링 팩폼’을 선보였고, 아모레몰에서는 겔 마스크와 각질관리 제품 등을 홈 에스테틱 상품군으로 묶어 판매했다.

 

과거 ‘스킨·로션→마스크팩’ 정도에 머물렀던 셀프 뷰티 관리가 이제는 얼굴 부위와 모발, 손, 몸까지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취향 소비’다.

 

올리브영은 올영세일 시작일인 지난달 30일부터 산리오캐릭터즈와 대규모 컬래버레이션 캠페인을 함께 시작했다. 세일 첫날 온라인몰 인기 검색어 상위 3위 안에 ‘산리오’와 ‘헬로키티’가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캐릭터를 제품 포장에 붙이는 수준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올리브영은 서울·부산·제주 등 지역별 특징을 살린 12개 헬로키티 디자인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텐바이텐 지역 헬로키티 피규어 키링 세트’와 충남 공주의 특산물인 밤을 활용한 ‘정남미명과 공주 밤빵’ 등은 세일 초반부터 판매가 이어졌다.

 

‘K로컬’과 글로벌 캐릭터 IP를 결합해 제품 자체를 수집하고 싶은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캐릭터 협업 경쟁은 올리브영만의 현상이 아니다.

 

아성다이소는 올해 들어 캐릭터 상품을 연이어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디즈니코리아와 협업한 ‘디즈니 조리·식사 시리즈’를 출시했고, 9월 들어서도 ‘곰돌이 푸’ 캐릭터를 활용한 방석과 헤어용품, 스티커 등 신상품을 선보였다. 앞서 스타필드 안성에서는 디즈니·픽사 캐릭터 상품을 모은 팝업스토어도 운영했다.

 

생활용품 브랜드 크로우캐년 역시 지난달 헬로키티와 손잡았다. ‘비치·피싱·캠핑·스윗드림’을 주제로 한 ‘크로우캐년×헬로키티 썸머 아웃도어 컬렉션’을 공식몰과 카카오 선물하기 등을 통해 출시했다.

 

캐릭터 IP가 문구나 완구를 넘어 뷰티와 주방, 식품, 아웃도어까지 생활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두 흐름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홈케어에서는 같은 ‘팩’ 안에서도 얼굴·머리·손으로 사용 부위가 갈리고, 얼굴 관리 역시 보습·진정에서 피지·각질 등 구체적인 고민별 제품으로 쪼개지고 있다. 반대로 제품 디자인에서는 좋아하는 캐릭터와 지역, 세계관을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결국 ‘많이 팔리는 제품’을 사기보다 자신의 피부 고민이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직접 찾아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의 할인 경쟁도 결국 ‘얼마나 싸게 파느냐’에서 ‘얼마나 내 취향에 맞는 상품을 찾아주느냐’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얼굴에 붙이는 팩 한 장에서 시작한 변화가 머리와 손, 캐릭터 키링과 지역 특산물까지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