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된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확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초등학생 연령대에서 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어린이와 고령층의 국가예방접종 일정을 앞당기고 백신 수급 상황 점검에 나섰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 약 800곳을 대상으로 한 표본감시 결과 올해 37주차(9월 6~12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1.0명으로 집계됐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 또는 인후통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말한다.
의사환자 분율은 34주차 9.2명에서 35주차 13.3명, 36주차 25.3명, 37주차 31.0명으로 4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7명)과 비교하면 4.6배 수준이며, 장기적으로 유행이 이어졌던 2023~2024절기의 13.1명보다도 2배 이상 높다.
연령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을 보면 초등학생 연령대인 7~12세에서 1000명당 79.6명으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1~6세(55.2명), 13~18세(39.8명) 등의 순이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상승하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 호흡기감염병 의심환자 검체 가운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비율은 37주차 24.6%로, 34주차 10.0%, 35주차 12.3%, 36주차 16.3%에 이어 4주 연속 증가했다.
코로나19 역시 입원환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37주차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417명으로 전주 304명보다 늘었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14.7%로 전주 16.3%보다 감소했다.
질병청은 이처럼 인플루엔자 유행이 예년보다 빠르게 확산하자 지난 11일 0시부터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유행주의보는 해당 절기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유행 기준을 초과하고 바이러스 검출률이 5% 이상인 경우 전문가 자문을 거쳐 발령된다.
국가예방접종 일정도 앞당겨졌다. 생후 6개월~14세 어린이 가운데 1회 접종 대상자의 접종 시작일은 당초 9월 28일에서 21일로 일주일 앞당겨졌다. 어린이와 임신부 접종은 21일부터 시작되며, 어르신 접종은 10월 6일부터 연령대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질병청은 이른 유행으로 국가예방접종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직접 구매한 뒤 비용을 상환받는 방식으로 공급되는 소아용 백신은 제조사와 수입사가 예방접종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기 백신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조달 백신 일부를 현물로 지원하는 방안도 병행한다. 어린이와 임신부 접종 물량은 21일 접종 개시일 이전에, 어르신 접종 물량은 10월 6일 접종 개시일 이전에 공급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백신 공급 여건과 추석 전후 출고·배송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예방접종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손 씻기, 기침·재채기할 때 옷소매로 입 가리기 등 기침 예절을 실천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켜달라”며 “정부도 국민이 접종 시기에 백신 부족으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공급 상황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