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선선해지면 추어탕을 찾는 이들이 많다. 추어탕은 논과 도랑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미꾸라지를 활용한 음식으로,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조리법이 발달했다. 특히 가을철 살이 오른 미꾸라지를 이용하면서 대표적인 가을 보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 가을을 연상시키는 이름, 추수 무렵 살이 올라
26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추어탕의 한자 표기는 ‘鰍魚湯’으로, ‘추(鰍)’는 미꾸라지를 뜻한다. 해양수산부 산하 수산물안전정보서비스는 ‘鰍’가 물고기를 뜻하는 ‘魚’와 가을을 뜻하는 ‘秋’가 결합한 글자로 풀이되기도 한다고 설명하면서, 가을 미꾸라지가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맛이 좋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을 소개하고 있다.
가을의 미꾸라지는 가장 살이 찌고 맛이 좋아 가을철 식재료로 활용됐다. 과거 벼를 베고 난 뒤 논의 물을 빼는 과정에서 진흙 속에 숨어 있던 미꾸라지를 잡아 식재료로 활용했다.
추수철에 미꾸라지를 잡아 탕으로 끓여 먹는 풍습도 추어탕이 가을 음식으로 자리 잡는 데 영향을 줬다. 수확이 끝난 논에서 미꾸라지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고, 단백질과 지방 등을 함유한 미꾸라지를 활용해 영양을 보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남원부터 원주·경상도까지…지역마다 조리법 달라
추어탕은 특정 지역에서만 발달한 음식이라기보다 미꾸라지가 많이 잡히던 논과 하천 주변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발달한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전북 남원, 강원 원주, 경남 지역 등이 추어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역에 따라 조리법도 다르다. 남원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삶은 뒤 곱게 갈거나 체에 걸러 된장과 들깨, 시래기 등을 넣고 끓이는 방식이 특징이다. 지리산 일대에서 구할 수 있는 각종 나물과 채소 등이 함께 들어가면서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발전했다.
경상도에도 독특한 추어탕 문화가 있다. 미꾸라지를 삶아 으깬 뒤 배추나 부추, 토란대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산초나 방아잎 등을 더해 특유의 향을 낸다. 경북 청도 등에서는 추어탕을 지역 대표 음식으로 내세우며 음식점들이 모인 거리도 형성돼 있다. 원주 등 강원 지역에서도 지역 특색을 살린 추어탕이 향토음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미꾸라지를 주재료로 하지만 지역에 따라 국물의 농도와 양념, 채소, 미꾸라지를 처리하는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논과 도랑에서 잡은 미꾸라지를 한 끼 식사로 활용하던 음식이 지역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만나 각기 다른 향토음식으로 발전한 셈이다.
◆ 추어탕 처음이라면…미꾸라지 갈아 넣은 서울식 추천
서울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삶은 뒤 체에 걸러 살과 뼈를 분리하고, 국물에 된장 등을 풀어 끓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미꾸라지를 갈거나 체에 거르는 방식은 미꾸라지 특유의 식감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배추나 우거지 등을 넣고 들깨가루 등을 더해 구수하고 걸쭉한 맛을 낸다.
만약 추어탕을 처음 먹는다면 미꾸라지 특유의 식감이나 향에 대한 부담이 적은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넣은 남원식이나 서울식 추어탕부터 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오늘날에는 지역식 추어탕을 찾는 이들이 많아 서울에서도 남원식이나 원주식, 경상도식 추어탕을 쉽게 접할 수 있다.
◆ 단백질·칼슘 함유…채소 더해 영양 보완
추어탕의 주재료인 미꾸라지는 단백질과 칼슘, 철분 등을 함유한 식재료다. 특히 미꾸라지를 갈아 넣는 방식은 살뿐 아니라 뼈 부분까지 함께 먹을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시래기나 배추 등 채소를 넣으면 식이섬유와 비타민 등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다만 추어탕은 조리 과정에서 된장이나 소금 등으로 간을 하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량이 높아질 수 있다. 건강을 고려한다면 국물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도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