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강신철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지명되었다. 청문회 등에서 여러 쟁점이 논의되었지만, 신임 국방장관 후보자는 현역 시절 합참 작전본부장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의 요직을 수행한 바 있다. 그 때문에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한 대응이나 한미동맹의 강화 등 우리 국방부가 담당해야 할 본연의 임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풍부한 정책적 경험과 전문적 식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더욱이 지금 전개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을 사우디 대사로서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였을 것이기 때문에, 국제안보질서의 변화 속에서 한국 국방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을 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의 국제안보 질서는 중동과 유럽에서 강대국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전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보는 불안정성과 혼돈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면서 유럽 전장에 병력 파견을 단행하였고, 이를 통해 실제 전장에서 체득한 드론 등의 첨단 수단을 장차 한국과의 군사도발에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과의 전쟁 와중에 호르무즈해협의 봉쇄에 직면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파병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안보 질서의 불안정이 한국에 던지고 있는 영향을 유의하면서 그에 대응하는 국방정책의 과제들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지난번 칼럼에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드론 등의 첨단 전력이 현대 전장을 주도하고 있고, 북한이 핵미사일에 더해 드론 전력을 적극 운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 국방정책 차원에서도 그에 대한 대응을 위해 중요 군사시설, 공항이나 항만, 반도체 공장 등 주요 산업시설에 대한 방공 및 대드론 방어체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미국과 2030년대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의 국방예산 증액을 약속해 놓은 바에 따라 증액되는 국방예산이 이러한 방공체계 및 대드론 방어체계 강화에 투입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기존에 구축해 온 3축 체계의 점검이나 보완도 검토되어야 한다.
북한은 드론 이외에 핵능력도 지속적으로 증강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과의 핵협의그룹(NCG)을 통한 확장억제 태세 강화로 이에 대응해 왔지만, 뉴스타트 조약 종료 이후 핵능력 증대의 가능성이 큰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증대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간 확장억제 태세도 그에 대한 대응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국과 합의한 핵추진 잠수함의 획득을 착실히 추진하는 것에 더해, 미국과의 양자 간 확장억제 태세를 개별적으로 유지해 온 일본 및 호주와의 안보협력 확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관학교 통합 문제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현안도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사관학교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시각을 넓혀 ROTC나 제3사관학교를 포함한 대한민국 전체 장교단의 양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새롭게 변화되는 과학기술과 미래 전쟁의 양상에 대응하여 어떠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육해공군의 장교단을 구축해야 하며, 그에 적합한 최적의 교육체계는 어떠해야 하는가의 관점에서 재설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또한 합동성의 강화를 위해서는 사관학교 수준을 넘어 육, 해, 공 각 군 대학이나 합동군사대학의 역할 조율 및 전문성 강화도 검토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관해 핵심적인 문제는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미동맹의 대북 억제 태세에 빈틈이 없는 연합작전 태세를 구축하는 것이 될 것이다. 2018년 한국과 미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장성이 사령관을 담당하는 미래연합사 체제 구축을 합의한 바 있다. 전작권 전환 이후 구축될 미래연합사 체제가 한미동맹의 전통적 위상을 견지하면서 대북 억제 태세 강화를 차질 없이 주도하도록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하에 관련 제도들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손자(孫子)의 말을 빌릴 것도 없이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의 관점에서 국가가 수행하는 모든 정책 가운데 국방정책은 특히 중점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생도 시절부터 동서양의 군사 고전에 관해서도 깊은 식견을 쌓아온 신임 국방장관 후보자가 대내외 국방정책 난제들에 대해 지혜롭게 대응해 줄 것을 기대하는 마음 크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