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격의 ‘현재이자 미래’인 반효진(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사진)을 대표하는 수식어는 ‘천재’다. 도쿄올림픽이 한창이던 2021년 7월, 태권도장을 함께 다니던 친구의 권유로 사격을 시작해 불과 3년 만에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10m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천재성을 입증했다. 만 16세10개월18일에 금메달을 따낸 반효진은 한국 역대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마침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과 단체전이 열리는 20일은 반효진의 19번째 생일. 이미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어봤지만, 처음 출전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생애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생일을 보내리라 마음먹었다. 지난해 국제사격연맹(ISSF)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도 제패한 반효진은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따내면 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을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 슬램’도 달성할 수 있었다. 한국 여자 사격 선수로는 최초이자 남자까지 포함하면 이은철(은퇴)에 이은 두 번째 대위업이다.
그러나 ‘사격의 신’은 반효진의 바람을 외면했다. 기대했던 금메달을 따내진 못했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내며 동메달로 자신의 생일을 자축했다. 반효진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 결선에서 230.4점으로 3위를 기록해 동메달을 따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세계랭킹 1위 왕쯔페이(중국)가 5위로 탈락한 가운데 세계랭킹 49위 다이치 히나타(일본)가 253.0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인도의 엘라베닐 발라리반(252.4점)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본선에서 634.9점으로 왕쯔페이(636.8점)에 이어 전체 2위로 결선에 진출한 반효진은 첫 10발에서 104.9점으로 3위를 달렸고, 16발까지 168.2점을 기록해 2위로 올라섰다. 이후 다시 3위로 내려간 반효진은 20발 합계 210.0점으로 노바타 미사키(일본)를 따돌려 최소 3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마지막 2발에서 20.4점을 보탠 반효진은 합계 230.4점으로 경기를 마쳐 순위를 더 올리지는 못했다.
반효진과 함께 결선에 오른 권유나(우리은행)는 12발 합계 124.0점으로 한자위(중국)와 동점을 이룬 뒤 슛오프에서 밀려 8위로 결선을 마쳤다. 앞서 열린 본선에서 반효진과 권유나, 조은별(한국체대)은 1895.8점을 합작했으나 단체전 4위에 머물러 입상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