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與 ‘김생용사’ 무산 치명타 … ‘한동훈 때리기’로 국면전환 모색 [2기 내각 잇단 낙마]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김승원 전격 사퇴 후폭풍

여론조사서 압도적 반대 불구
‘잘 된 인사 지킬 것’ 밀어붙여

李 회견 전날 ‘金 탄원서’ 靑 전달
민주 “당에 전달?… 아는 바 없다”
당내외 靑 검증·지도부 대응 비판

민주 “수사기록 유출 韓 단죄해야”
일각선 “韓 공격 실익 고민할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총력 엄호했던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당도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임명 반대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도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 된 인사”라며 사수전에 나섰다가 결과적으로 민심과 거리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는 청와대의 인사검증 실패뿐 아니라 민심을 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해야 할 여당 지도부의 판단과 대응 전략도 되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김 전 후보자 낙마 뒤 검찰 수사자료 불법 유출 의혹을 앞세워 무소속 한동훈 의원에 대한 수사·처벌 요구를 전면에 세우며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고개 숙인 金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그의 임명 문제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자진사퇴했다. 뉴스1
고개 숙인 金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그의 임명 문제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자진사퇴했다. 뉴스1

◆‘김생용사’ 후유증… 민심 괴리·검증 책임

민주당은 기본소득당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포기하더라도 자당 소속인 김 전 후보자는 지켜야 한다는 이른바 ‘김생용사’ 전략을 폈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 11일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 된 인사”라며 “지킬 것”이라고 했고, 김의겸 의원도 14일 “이슬만 먹고 사는 분을 후보자로 고를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반발 속에 김 전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15일 실시한 조사에선 김 전 후보자 임명 반대가 52.1%로 찬성 25.1%의 두 배를 웃돌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우세했지만 무당층에서는 반대가 54.2%였다.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인사 문제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뒤 김 전 후보자가 다음 날 물러나면서 당 지도부가 전체 민심의 경고음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전직 보좌진이 성추행 및 무마 의혹과 추가 음주운전, 폭언·갑질, 청탁 의혹 등을 담은 탄원서를 대통령 기자회견 전날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검증 책임론은 더 커졌다. 민주당은 탄원서가 당에도 전달됐다는 보도에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탄원서 접수 여부와 전달 경로, 검증 라인 공유 시점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당내에서도 청와대 검증과 지도부 대응을 함께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인사검증 실패를 두고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다”고 했고, 다른 현역 의원은 “명백한 무능”이라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볼수록 잘된 사람’이라고 한 김 대표는 어색한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20일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를 검토했다가 미뤘다. 김 대표는 이날 김 전 후보자 관련 취재진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와 이에 따른 더불어민주당의 대응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20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와 이에 따른 더불어민주당의 대응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무대응서 한동훈 수사로… 공세 강화

민주당의 김 전 후보자 의혹 대응은 초기 무대응에서 적극 엄호, 한 의원에 대한 역공으로 단계적으로 강해졌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한 의원의 제넨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제기에 “한동훈 의원 문제 제기에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뒤 현역 의원 4명으로 ‘한동훈 전담대응팀’을 꾸렸고, 9일에는 제넨셀 사건 관련 검찰 수사자료 유출과 증거조작 의혹을 거론하며 이를 ‘한동훈 사건’으로 규정했다.

김 전 후보자 사퇴 뒤 민주당의 화력은 한 의원에게 더 집중됐다. 조계원 대변인은 20일 “국민이 원하는 건 범죄혐의자 한동훈 수사”라고 했고, 전용기 최고위원은 “이제 한 의원이 책임질 차례”, 한민수 최고위원은 “수사 기록 유출 연루 의혹 등은 단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앞서 “노무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악몽”까지 거론한 바 있다.

다만 당내에는 한 의원 공세에만 집중하는 데 대한 경계도 있다. 한 여당 의원은 “한 의원을 공격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진보 진영 일각에서도 김 전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의 본질보다 의혹 제기 경로와 한 의원 공격에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의원은 김 대표에게 “김승원 전직 보좌진의 제보를 민주당은 언제 받았느냐”며 “그 제보를 받고도 ‘김승원은 보면 볼수록 잘한 인사이니 반드시 지키겠다’는 입장은 그대로였던 것이냐”고 공개 질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