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프라이를 부칠 때 고소한 맛을 내려고 팬에 들기름부터 두르곤 한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건강에 좋을 것 같지만, 센 불에서 오래 가열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 함량이 50~60%로 식물성 기름 가운데 높은 편이다. 영양학적 장점은 분명하지만, 불포화지방산은 열과 산소에 약하다.
◆들기름, 연기 나도록 달구면 산화 빨라져
들기름과 옥수수기름을 20~80도에서 산화시킨 연구에서는 온도가 오를수록 두 기름 모두 산화가 빨라졌고, 들기름이 옥수수기름보다 산화에 더 민감했다.
일본 연구에서는 정제 들기름을 180도로 10시간 계속 가열하자 콩기름보다 열화가 컸다. 가열 70분 시점에는 알파리놀렌산의 90% 이상이 남아 있었다.
기름이 열분해되면 아크롤레인 같은 유해 알데히드가 생길 수 있다. 알파리놀렌산은 주요 생성원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왔다. 발연점은 기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다. 같은 종류의 기름이라도 정제 수준과 유리지방산 함량에 따라 달라진다.
2025년 《Foods》에 실린 올리브유 연구도 발연점이 육안 판정에 의존하고 기름 성분과의 관계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아 조리유 선택 기준으로는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가정에서는 기름에서 연기가 나지 않도록 조리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연기가 나기 시작한 기름은 이미 분해가 진행된 상태라 사용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한 번 사용한 기름을 다시 가열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코코넛오일 지방산의 82%는 ‘포화지방’
‘식물성’이라는 표시만 보고 기름을 고르는 것도 위험하다. 코코넛오일이 대표적이다. AHA는 자문 보고서에서 코코넛오일 지방산의 약 82%가 포화지방이라고 밝혔다.
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올라갈 수 있다. AHA는 코코넛오일이 LDL을 높이면서 이를 상쇄할 만한 이점은 알려지지 않았다며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버터 같은 고체 지방 대신 카놀라유·올리브유·콩기름처럼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수치로도 차이가 난다. 임상시험 16편을 분석해 《Circulation》에 실린 메타분석에서 코코넛오일 섭취군의 LDL 콜레스테롤은 카놀라유 등 비열대성 식물성 기름 섭취군보다 평균 10.47㎎/dL 높았다. HDL 콜레스테롤도 4.00㎎/dL 올랐다.
코코넛오일이나 버터를 한 번 먹었다고 곧바로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평소 어떤 기름을 얼마나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
◆달걀 프라이는 중약불로 ‘짧게’
달걀 프라이를 하려고 팬에서 연기가 날 때까지 달굴 필요는 없다. 카놀라유, 콩기름,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소량 두르고 중약불에서 짧게 익히면 된다.
AHA도 이런 비열대성 식물성 기름을 코코넛오일이나 고체 지방보다 우선해서 쓸 조리용 기름으로 꼽는다.
들기름을 아예 가열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달걀을 중약불에서 익힌 뒤 불을 끄고 소량 두르면 열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고소한 향도 살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