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골든 보이’ 이강인(25)이 생애 첫 ‘마드리드 더비’에서 팀이 터뜨린 두 골의 기점이 되는 패스를 연결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뒤 주제 모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이강인의 태클 사진을 들어보이며 퇴장 조치를 줬어야 했다며 주장을 해 눈길을 끌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6~2027 라리가 7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라리가에서 3연승을 달린 아틀레티코(승점 16, 5승1무1패)는 2위로 올라섰다. 선두 FC바르셀로나(승점 21, 7승)과의 승점 차는 5다. 승점을 쌓지 못한 레알 마드리드(승점 15, 5승2패)는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아틀레티코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을 조너선 데이비드와 함께 투톱 스트라이커에 선발 출장시켜 후반 44분까지 89분을 뛰게 했다. 이강인은 두 차례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아틀레티코가 뽑아낸 2골의 기점이 되는 패스를 내주며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두 팀의 균형은 후반 8분 무너졌다. 그 시작은 이강인의 패스였다. 자기 진영 오른쪽 하단에서 상대 수비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강인은 반대쪽을 향한 롱 패스로 탈압박에 성공했다. 이 패스를 받은 중앙 수비수 다비드 한츠코는 전방 침투 패스를 뿌렸다. 한츠코의 패스를 받은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페널티 지역으로 파고드는 순간 레알의 수비수 딘 하위선의 반칙에 막혀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한 뒤 비디오 판독을 거쳐 하위선에게 레드카드를 뽑았다. 알레한드로 그리말도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선취골을 넣은 아틀레티코는 후반 14분 추가 골을 뽑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이번에도 시작은 이강인의 발끝이었다. 상대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건네받은 이강인은 시메오네에게 전진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시메오네가 시도한 땅볼 크로스를 쇄도하던 데이비드가 슬라이딩하며 왼발로 공을 골대로 밀어 넣었다.
아틀레티코는 후반 44분 이강인을 빼고 모르텐 히울만을 투입했고, 이강인은 팬들의 박수 속에 벤치로 돌아갔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이 빠진 직후 안토니오 뤼디거에게 추격 골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을 막고 2-1 승리를 마무리했다.
경기 뒤 마드리드 더비에서 패한 레알의 모리뉴 감독은 두 장의 사진을 들어보이며 판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중 한 장은 전반 45분 이강인이 중원에서 상대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발목을 향해 태클을 가한 사진이었다. 반칙은 선언됐지만, 경고는 없었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 흐름을 결정지은 장면들이 여기 있다. 두 차례 모두 명백한 퇴장감”이라며 “10명으로 싸우는 상황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펼쳤는데, 상대가 2명 퇴장당해 11대9로 50분 동안 경기를 치렀다면 어땠을지 상상해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도 경기 직후 “발베르데가 이강인의 태클로 왼쪽 발목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추가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틀레티코의 시메오네 감독은 모리뉴 감독의 판정 불만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항상 존중한다. 모리뉴 감독을 비롯해 나 같은 사람들은 신중히 발언해야 한다. 선을 지켜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