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결국 8·30 개각에서 장관 후보자가 연쇄 낙마한 인사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강 실장은 이재명정부 첫 비서실장이자 장관급 인사를 총괄하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이다. 김승원·용혜인 사태를 포함해 정부 출범 후 5명의 국무위원 후보자 검증에 실패한 과오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 사의에 대해 “(격무로 인한) 건강상 문제도 있을 수 있다”며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 못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사참사의 엄중함과 동떨어진 안이한 현실 인식이다. 강 실장이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판단한 만큼 대통령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실기(失機)하지 않도록 조속히 수용하기 바란다.
강 실장의 사의 표명에도 이른바 ‘경기·성남 라인’ 책임론은 증폭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인사참사의 ‘몸통’으로 지목하고 국정감사 증인채택 압박에 나섰다. 김 실장과 정 전 실장이 누구인가. 총무비서관이던 김 실장은 야당의 국감 출석 요구에 관례상 불출석하는 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위인전직(爲人轉職)이라니 역대 정권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감싸기다. 정 전 실장도 대통령이 직접 “김용이나 정진상쯤은 돼야 측근”이라고 말할 정도의 복심(腹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인사개입과 무관하다면 억울할 수 있다. 문제는 역대 정권에서 비선라인으로 인한 국정 농단 사태를 경험한 국민이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사와 관련해 아무런 직분이 없는 두 사람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것 자체가 정권엔 부담이다. 인사개입설이 진실이든 아니든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대통령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두 사람이 떳떳하다면 국감 출석에 응해 야당이 제기하는 의혹과는 무관함을 소상히 밝혀 진실을 규명하는 것도 국민에 대한 도리다.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김 실장에 대한 감찰 여부가 논란이 됐다. 특별감찰관의 감찰대상은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대통령 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이다. 김 실장은 수석비서관 아래의 비서관이라 직접 감찰대상은 아니다. 과거 정부에서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부속실장이 비위에 연루돼 정권의 도덕성에 타격을 준 바 있다. 차제에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감찰대상을 비서관급 이상으로 확대하고, 강제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