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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 코인 사기 고소 석 달째 ‘감감무소식’

장기사건 쌓이는 서울 경찰

금융·사기범죄 급증에 사건 몰려
특경법 적용 사안 불구 수사 정체
警, 3개월 마다 연장승인 등 대책
10월 새 형소법 시행 뒤 심화 우려

최근 금융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경제범죄·사기사건이 많은 서울 등 대도시 지역 경찰서에 장기사건이 쌓이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달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엔 적체 현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세계일보 취재에 따르면 서울 소재 사립대 교수 A씨 등 3명은 투자리딩방에 참여했다가 사기로 10억7442만원가량 가상자산을 잃었다며 지난 6월25일 성북경찰서에 관련 고소를 접수했다. A씨 등은 익명의 리딩 인물 외에도 투자리딩 과정에서 국내 파트너로 등재된 국내 모 대학 B교수를 사기 공범으로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피싱 건은 서울경찰청으로, 공범 수사에 대해선 8월 중랑서로 이첩된 상태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다만 A씨 측은 7월 고소인 조사 이후 진행 상황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곧 접수 3개월째가 되는데 피고소인 조사나 압수수색이 이뤄졌는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중랑서 측은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밝히기 어렵다며 “경찰도 피고소인 출석을 요청하고 진행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피고소인들이 방어권 보장을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변호사 선임까지 마치면 벌써 한 달이 지난다”고 했다.

A씨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이야기 한진수 변호사는 “B교수 소환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지연이 심각하다. 10월 검찰청이 없어질 때를 고려해 일부러 수사를 늦추는 것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또 “사기범죄는 수사 중에도 피해가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며 “검찰 지휘 때라면 한 달 안에 구속까지 이뤄졌을 사건이다. 특히 피해액 5억원 이상으로 특정경제범죄법이 적용되는 사안임에도 경찰 수사 정체가 심하고 법률적 판단도 늦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이 같은 경제범죄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최근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은 3월 전국 1006명 규모 ‘악성사기 추적팀’을 편성하고, 가상자산 유사수신 등 민생·사이버 사기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3월부터 6개월간 민생침해 금융범죄 및 사이버사기에 대해 집중 단속한 결과 총 6만1482건, 2만6782명이 검거됐다. 유사수신 범죄에선 최근 가상자산 투자를 명목으로 금품을 가로채는 사기가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가상자산 리플(XRP)을 가짜 스테이킹(예치) 사이트에 맡기면 매월 이자를 준다고 속인 피의자 2명이 검거됐다. 경기 남부에서는 코인이 상장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456명으로부터 409억원을 가로챈 조직원 26명이 검거됐다.

사건 적체에 대해서도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접수 후 3개월을 넘기면 진행 상황을 수서부서장이 보고받고, 3개월마다 연장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수사 인력도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907명을 확충했고, 하반기 인사에서 약 2000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다만 경제범죄가 많은 대도시 지역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 일선서 부담은 심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경찰서의 3개월 이상 장기사건은 총 4만6793건으로 2025년(7만537건), 2024년(7만1055건)과 비슷한 추세인데, 그중 서울 비중은 2022년 24.7%에서 올해 35.6%(1만6668건)로 높아졌다. 6개월 이상 장기사건에선 2022년 29.0%에서 올해 62.4%(6871건 중 4285건)로 늘었다.

내달 2일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엔 적체 문제가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검사 직접수사와 보완수사권이 폐지된 만큼 보완수사 요구 사건이 밀려들 가능성이 커서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총 7만6999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