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부처 소속 30대 사무관의 사망과 관련해 고개를 숙이고 조직문화 개선을 약속한 가운데, 기후부가 최근 7000만원을 들여 본부와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조직진단 설문을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32개 기후부 산하기관에서도 ‘욕설 및 폭언’, ‘퇴사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갑질 행위로 징계가 내려진 사례가 최근 5년간 87건에 달해 본부를 넘어 산하기관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후부는 이달 15일 ‘조직문화 진단 및 개선안 도출’ 용역을 입찰 공고했다. 최근 기후부 소속 직원이 사망한 일과 관련해 김 장관이 지난 7월23일 “이번 일을 계기로 기후부의 직장 문화와 시스템을 근본부터 되돌아보겠다”고 입장을 밝힌 지 두 달 만이다. 이번 조직문화 진단은 사무관 사망 사건과 지난해 기후부가 산업통상부 일부 조직과 통합된 데 따른 조직 변화 등을 고려해 추진하게 됐다는 게 기후부 설명이다.
앞서 지난 7월 기후부 소속 2년차 30대 사무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기후부 내부에서 고인이 평소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고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망 경위와 괴롭힘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기후부는 5개월 동안 본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직진단 설문 등을 실시해 상·하급자 간 관계와 세대별 조직문화의 수준·특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조직 통합으로) 서로 다른 문화와 일하는 방식이 공존하고 있는 만큼 외부의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32개 산하기관에서도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이 끊이지 않고 있어 조직 쇄신을 본부에만 국한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과 각 산하기관 갑질 행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1~2025년) 기후부 산하 32개 기관에서 폭언과 부당한 업무 지시, 퇴사 강요 등 갑질 행위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총 87건이다. 징계 수위별로는 해임 3건, 강등 1건, 정직 35건, 감봉 30건, 견책 18건이었다. 지난해에만 15명이 징계를 받았다.
갑질 유형도 다양했다. 한국전력기술에서는 지난해 6월 한 직원이 하급자를 폭행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같은 해 8월에는 또 다른 직원이 업무와 무관한 부당한 지시와 부적절한 언행으로 감봉 처분을 받았다. 국립공원공단은 폭언과 함께 퇴사를 강요한 사례가 적발돼 정직 2건과 감봉 1건의 징계가 내려졌다. 한 노무사는 “조직문화의 구조적 문제는 산하기관도 예외일 수 없는 만큼 이번 진단을 계기로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