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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여제’ 김연경 없이는 일본은 넘을 수 없는 벽인가...‘차상현호’, 아시안게임 4강서 일본에 0-3 셧아웃 패배, 일본에게만 7연속 셧아웃 패배 중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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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혹시나 했다.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기분 좋게 이겼고, 피지컬 좋은 카자흐스탄과의 8강전도 셧아웃 승리를 거둔 기세가 있었으니. 승리는 힘들더라도 한 세트, 아니 두 세트라도 따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승리’라는 두 글자가 가까워지지 않을까. 그러나 역시나였다. 한국 배구와 일본 배구 사이엔 커다란 벽이 있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또 한 번 일본에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이번이 벌써 7연속 셧아웃 패배다. ‘배구여제’ 김연경에 대한 그리움만 더 커진 한 판이었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서 0-3으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서 0-3으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FIVB 랭킹 28위)은 21일 일본 아이치현 고마키의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개최국 일본(FIVB 랭킹 6위)에 세트 스코어 0-3(20-25 22-25 16-25)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한 한국은 중국(7위)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한 태국(13위)과 22일 오후 4시 동메달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스코어 0-2 상황에서 3세트까지 뒤처지자 한국 차상현 감독이 아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스코어 0-2 상황에서 3세트까지 뒤처지자 한국 차상현 감독이 아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010 광저우 동메달, 2014 인천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동메달까지 3연속 메달을 따냈던 한국은 3년 전 열린 2022 항저우에선 5위에 그치며 메달에 실패한 바 있다. 8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이다.

 

올 여름에만 두 번 만나 모두 셧아웃 패배로 주저 앉았던 한국은 8강전까지 승승장구하는 기세를 앞세워 한 세트라도 따낼 수 있나 싶었지만, 공격과 서브는 물론 디테일한 플레이에서 모두 뒤처지며 또 다시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한국 여자배구가 일본을 이긴 건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겼던 게 마지막이다. 당시는 불세출의 슈퍼스타 김연경이 공수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기에 가능했던 승리였다. 김연경 없는 여자배구는 일본만 만나면 작아진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한국 강소휘가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한국 강소휘가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서 0-3으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서 0-3으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도 1,2세트는 세트 중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펼치다 한 끗 차이로 삐걱거리면 연속 실점을 내주며 흐름을 뺏겼다. 3세트는 손 써볼 틈 없이 밀리고 말았다.

 

서브 득점은 1-4로 수치 상으로 크게 밀리진 않았지만, 세터에게 전달되는 리시브의 퀄리티가 크게 달랐다. 이는 곧 세키 나나미와 김다인의 손에서 뻗어나가는 토스의 질과 직결됐다 물론 주전 세터 간의 기량 차이가 꽤 컸다. 나나미의 물오른 경기 운영 속에 이날 일본의 공격 성공률은 무려 53%에 달했다. 반면 한국의 공격 성공률은 34%에 머물렀다. 디그 성공률도 56%(29/52)-71%(34/48)로 크게 밀렸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한국 나현수가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한국 나현수가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선 나현수만이 유일하게 14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에이스 강소휘는 23.8%(5/21)의 공격 성공률로 5점에 그쳤고, 카자흐스탄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육서영도 일본의 촘촘한 수비 앞에선 파괴력이 크게 줄며 18.8%(3/16)의 공격 성공률로 4점에 그쳤다. 반면 일본은 와다 유키코가 55.56%(12/27)의 성공률로 15점을 몰아쳤고, 사토 요시노도 13점으로 뒤를 받쳤다. 미들 블로커인 야마다 니치카도 공격 득점만 12점을 올리는 등 코트 가운데서 한국 블로커들을 흔들었다. 아키모토 미쿠도 12점을 기록해 네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한 세트를 딸래야 딸 수 없었던 경기였던 셈이다.경기 뒤 차상현 감독도 “격차를 인정해야 한다”며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일본은 정교한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는 패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 점에 있어서는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일본이 수비할 수 없을 정도의 강도로 서브를 때리더라. 나름대로 공략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앞으로 더 잘 준비해서 격차를 줄여야 한다. 많이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