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롯데백화점 자체 실적도 개선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실적 악화에 따른 단순 감원이라기보다는 장기근속자의 희망퇴직과 신규 채용을 동시에 진행해 인력 구조를 다시 짜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2021년 창사 이후 처음 희망퇴직을 실시한 뒤 5년 만이다.
대상은 근속 20년 이상 직원이다. GL2 이하 직급은 근속 15년 이상부터 신청할 수 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기준임금 40개월분과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을 지급한다. GL2 이하 직원의 재취업 지원금은 2500만원이다. 자녀 학자금도 1명당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퇴직 이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3개월간 유급 리스타트(Re-Start) 휴가와 스텝업(Step-Up) 재취업 교육도 제공한다.
이번 희망퇴직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백화점 업황이 부진한 시기에 나온 조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부가 집계한 지난 7월 주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9%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은 28.9% 뛰었다.
롯데백화점 실적도 개선됐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백화점 사업부 매출은 89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84% 늘었다.
백화점이 롯데쇼핑 전체 실적 반등을 이끄는 상황에서 희망퇴직에 나선 셈이다.
회사가 이번 희망퇴직을 실적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보다 인력구조 재편에 초점을 맞춰 설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인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5년 전 첫 희망퇴직과 비교하면 보상 방식에도 변화가 있다.
2021년에는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 24개월분과 위로금 3000만원을 지급했다. 자녀 학자금도 최대 3200만원까지 지원했다.
당시 희망퇴직 대상자는 약 2000명으로, 이 가운데 500여명이 신청했다. 대상자의 약 4분의 1이 회사를 떠났다.
이번에는 임금 성격의 보상 기간이 24개월에서 기준임금 40개월분으로 16개월 늘었다. 대신 별도 재취업 지원금은 2000만원, GL2 이하는 2500만원으로 정해졌다. 학자금도 자녀 1명당 최대 1000만원으로 지급 방식이 바뀌었다.
산정 기준과 개인별 임금 수준이 다른 만큼 2021년과 올해 조건의 전체 퇴직 보상액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회사가 장기근속 직원의 선택을 끌어내기 위해 임금 보상 기간을 크게 늘린 것은 분명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희망퇴직과 신규 채용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영업·상품기획(MD)·마케팅 직무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하반기에도 영업 직무 신입 채용을 이어갈 예정이다.
5년 전에도 비슷했다. 2021년 희망퇴직으로 500여명이 회사를 떠난 뒤 롯데백화점은 세 자릿수 규모의 신규 채용을 추진했다. 당시 회사 역시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변화한 유통 환경에 맞게 인력 구조를 바꾸겠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올해는 롯데 유통 계열사 곳곳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롯데마트·슈퍼도 지난 4월 3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신입·경력사원 100명 이상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롯데백화점 역시 기존 인력을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희망퇴직을 통해 장기근속 인력을 조정하면서 새로운 직무와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다시 채우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화점 사업 자체도 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본점과 잠실점을 중심으로 점포 경쟁력을 높이는 ‘타운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 유치와 점포 리뉴얼, 신규 콘텐츠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
매출이 오르는 시기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2021년과 결이 다르다. 실적 부진으로 인원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 변화에 맞춰 사람의 구성을 다시 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제 관심은 실제 희망퇴직 신청자가 얼마나 될지, 그리고 빠져나간 인력을 어떤 직무와 인재로 다시 채울지에 쏠린다. 2021년에는 대상자의 약 25%인 500여명이 신청했다. 이번 희망퇴직의 규모가 확정되면 롯데백화점의 인력 재편 폭도 보다 뚜렷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