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
“다만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또는 국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 전쟁 불개입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파병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전쟁·전투에 개입하지 않는 범위에서 청해부대의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군사 자산을 파견하는 것 자체가 전쟁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말 시민단체들은 서울 곳곳에서 미국의 경제 수탈과 전쟁 강요를 규탄하며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21일에는 청소년·청년 학생 단체들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 자산을 투입하는 ‘우회 파병’ 가능성까지 전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가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30대 김모씨는 “미국의 무리한 파병 요구 자체가 갑질 같은 느낌이 든다”며 파병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미 관계가 불안정하지만 파병 요청에 응한다고 다시 좋아질 것 같지 않다”며 파병에 따른 실익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반면 40대 김모씨는 “우리도 과거 미국에 많은 지원을 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파병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우리 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전투적인 파병 논의가 바람직하지 않나 한다”며 파견 임무와 범위에는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파병의 필요성과 참여 방식 등을 두고 견해가 갈렸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은 파병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과 폭발물처리(EOD) 전력, 군수지원함 등 최소한의 전력을 보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윤성욱 충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성과 명분이 없는 전쟁에 대한 파병 요청을 거부한다고 해서 한미 동맹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거절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다자 차원의 역할에 참여하는 게 그나마 낫지 않을까”라며 제한적인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이 기대하는 군사적 기여 수준과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역할 사이에 차이가 있는 만큼, 파견 임무와 범위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
국민과 선박의 안전, 해상교통로 보호, 한미 관계와 전쟁 개입에 대한 우려가 맞물린 호르무즈 파병 논란. 시민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세계일보 유튜브 <29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