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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매체도 학을 뗀 아시안게임 운영 미숙…조직위는 “우리 책임 아냐”

“도쿄올림픽 때 오모테나시 어디 갔나”…부실 운영 논란 잇따라
日기자도 셔틀버스 정류장 못 찾아 캐리어 끌고 전철 이동
日매체 “흑역사 우려”…조직위는 선수단·위탁업체 등에 책임 돌려
“2020 도쿄올림픽 때 선보였던 ‘오모테나시’(일본의 손님 환대 문화를 일컫는 말)는 어디로 간 건가.”

 

일본 닛칸스포츠의 한 기자는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운영 미숙과 관련해 중국 기자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기자는 본인도 개막 전날인 18일 현지에 도착한 직후 ‘이동’에서부터 문제를 겪었다면서 “각종 문제와 사고가 잇따르는 이번 대회의 시작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경기장 식단 논란. 소셜미디어 캡처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경기장 식단 논란. 소셜미디어 캡처

그는 “나고야역에 도착해 전용 셔틀버스를 찾았지만 승하차 안내 표지판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며 “역내 종합안내소 직원에게 문의해 봤지만 답변은 ‘모르겠다’는 한마디뿐이었다”고 했다. 주변을 몇 차례 오갔으나 셔틀버스 승강장을 못 찾아 그는 결국 20㎏ 무게의 캐리어를 끌고 전철로 메인미디어센터(MMC)까지 이동했다고 한다.

 

MMC에 도착해 셔틀버스에 대해 묻자, “저희도 대량의 정보를 처리하고 있어서 상세한 것까지는 알 수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후 복수의 대회 관계자 말을 종합해 보니 여행사, 버스 회사와의 연락 체계 및 안내 직원 교육 등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이 같은 혼란을 초래했다는 설명이었다고 닛칸스포츠는 전했다.

 

각국 선수단 숙소 입촌식 지연, 부실한 숙소와 식사, 셔틀버스 운행 차질, 한국 대표팀 경기에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 송출 등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벌어지는 각종 난맥상에 대해 현지 매체들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선수촌 대체 시설 중 하나인 컨테이너 호텔을 이용하는 선수단으로부터 불만이 속출하고, 한국의 남자 하키·여자 핸드볼·남자 농구·야구 선수단도 다양한 종류의 차질과 불편을 겪었다”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일본 스포츠계의 ‘흑역사’가 돼 버리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일본이 올림픽이나 축구 월드컵 등 세계적 행사를 유치하는 데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대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일본에서 열린 대회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없다’는 탄식이 들릴 정도”의 운영 미숙 원인으로 대형 에이전시의 노하우 부족을 언급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22일 ‘선수단 숙박 및 식음료 서비스에 관한 일부 보도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올린 해명 자료. 조직위 홈페이지 캡처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22일 ‘선수단 숙박 및 식음료 서비스에 관한 일부 보도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올린 해명 자료. 조직위 홈페이지 캡처

과거 국제대회를 유치했을 때에는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 등 대형 에이전시가 조직위와 계약을 맺고 운영에 관여해왔다. 하지만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둘러싼 입찰 담합 사건 등의 여파로 이번 대회에서는 이들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국제대회 운영 노하우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8일 한국 대 방글라데시의 남자 하키 경기 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송출된 사건과 관련해 “사전 리허설에서 직접 국가를 틀어보지 못한 것이 실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리허설조차 못 해본 종목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부실 운영에 대해 한국 등 해외 참가국은 물론 일본 현지에서도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조직위는 22일 책임을 각국 선수단과 위탁업체, 종목별 연맹 등에 돌리는 해명을 내놓았다.

 

조직위는 선수촌으로 쓰이는 크루즈선 승선이 지연된 것이 조직위의 숙박 정보 미전송 때문이라는 보도에 대해 “일부 선수단이 제출한 서류의 누락 탓에 조정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크루즈선 숙소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운영을 위탁받은 코스타 크루즈 및 JTB 주식회사와 협력해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크볼 경기장 음식·음료가 부실했다는 지적에는 “해당 식음료는 조직위가 제공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론했다. 밥과 국 외에 닭고기 3조각, 브로콜리 등이 제공된 식사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가 나왔는데, 실제 음식·음료를 준비한 것은 조직위가 아닌 테크볼 연맹 쪽이라는 점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