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을 받고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검토했다가 다시 보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중동 개입이 불확실해지자 걸프 국가들은 새로운 역내 안보 질서를 모색하는 한편, 영국은 독자적으로 사우디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직접 후티에 대한 긴급 군사 지원을 두 차례 요청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지만, 17일 무함마드 왕세자가 재차 개입을 요청하자 입장을 바꿔 후티에 대한 공습 준비를 지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공습 직전인 20일 정오쯤 다시 당분간 후티를 공격하지 않기로 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전선에 얽히기를 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처한 곤경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후티 반군에 모든 군사적인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공동성명에는 참여했다.
영국은 사우디 항공기에 공중급유를 제공하기로 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이날 사우디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원유 통로를 열어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전쟁과 후티·사우디 무력 충돌 사태를 겪으며 미국의 안전보장을 믿지 못하게 된 걸프국들은 이란과의 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안보구도를 새로 그리기 시작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사우디 등이 이란을 포함한 지역 안보체제를 강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이날 뉴욕 유엔 총회 기간에 열린 한 행사에서 걸프국들이 “이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어느 쪽도 다른 쪽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안보체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고문도 다른 행사에서 아랍국들이 이란과 직접 대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사우디 역시 중동국과 이란 간 상호 불가침 협정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