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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23억弗 투자, 최대 454억弗 벌 것”… 수익 전망 논란

對美투자 1호 텍사스 가스발전

장기 전력구매계약 체결 안 돼
향후 20년간 수익성 낼지 의문

장기금리·가산금리 높아질수록
韓 회수 원리금 불어나 변수로
사업성 훼손 땐 비율 조정 협의

정부, 상업적 합리성 확보 주장
국힘 “충분히 준비됐는지 의문”

정부가 30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 첫 사업으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낙점한 것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현지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 부족이 심화하는 텍사스에 대규모 발전소를 지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국내 기업의 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 진출까지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아직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이 체결되지 않은 개발 초기 단계에서 향후 20년간의 수익성을 전제로 223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내세운 ‘상업적 합리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대미투자 사전 보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대미투자 관련 사전 보고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대미투자 사전 보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대미투자 관련 사전 보고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22일 정부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1호 사업인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6.47기가와트(GW) 규모로 건설된다. 우선 1.4GW 규모의 가스터빈 발전소를 지어 실제 수요와 경제성을 점검한 뒤 발전효율이 높은 4.9GW 규모의 복합화력발전 설비를 순차적으로 증설하는 방식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사업성을 자신하는 핵심 근거는 빠르게 늘어나는 텍사스의 전력 수요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 등에 따라 텍사스 전력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텍사스주 전력망 연결 요청량이 2023년 48GW에서 최근 474GW로 폭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글로벌 부동산 개발업체 리레이티드 컴퍼니스와 미국 최대 발전운영사 넥스트에라 에너지 등이 사업을 주도하며 양측 협상이 접근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시 사업성의 청신호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사업성 분석에 따르면 총 223억달러를 투입해 향후 20년간 432억9000만∼454억300만달러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이 같은 수익 전망을 실제 계약으로 확정할 수 있느냐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장기간 일정한 조건으로 판매할 수 있는 PPA가 체결되지 않았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향후 계약 상대와 전력 판매가격, 발전소 가동률 등에 따라 실제 수익은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최대 454억달러의 회수 전망 역시 이 같은 변수에 따라 흔들릴 여지가 있다.

금리도 변수다. 한국의 투자 원리금을 산정하는 ‘간주이자율’은 미국 국채 20년물 금리에 프로젝트별 가산금리를 더해 정한다. 지난해 11월 한·미가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 연 4.73%였던 미국 2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5.40%까지 상승했다.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가산금리가 높아질수록 한국이 회수해야 하는 원리금도 불어난다.

또 투자 원리금을 회수할 때까지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미국과 5대 5로 나누는 구조로 당초 설계돼 투자금 회수에 필요한 사업 수익 규모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날 국회에 대미 전략적 투자 사업은 한국 측 투자 원리금이 모두 회수될 때까지 한?미가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기로 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한국과 미국의 수익 배분 비율이 1대 9로 전환된다. 전체 프로젝트의 원리금이 모두 회수될 때까지 1대 9 전환을 보류하는 식이다. 개별 사업의 부진을 다른 사업의 수익으로 보완하는 구조인 만큼 사업 자체의 손실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은 변수다. 또 사업성이 훼손될 경우 정부 간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예산, 한·미 간 수익배분 비율 조정 등을 ‘협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에 조정 의무를 부과한 것은 아니다.

여야는 정부가 제시한 ‘상업적 합리성’을 국회에서 추가 검증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면서도 온도 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정부에서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보고했다”며 “여야 상관없이 논쟁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오늘 동의한 사안은 없다”며 “충분한 준비가 됐는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