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조희대 재제청 거부에 與 “사법 쿠데타”…野 “최고의 처신”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달라는 청와대의 요구를 거부하자 여야는 정반대의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한 ‘사법 쿠데타’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엄호했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22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오는 길에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에 대해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라고 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참 황당한 대법원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대법원장이 찾는 헌법적 근거는 너무 명확하다.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 그 이상 명확한 근거가 어디 있겠나”라며 “그것을 굳이 모른 척하고 찾아야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말 모르는 것인지, 모른 척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무시하고 대통령과 권력 다툼을 하는 것인지, 대통령과 국민을 무시하는 것인지 참으로 황당할 따름”이라며 “본인이 하면 합헌이고 대통령이 하면 위헌인가, 국민이 하면 위헌인가”라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윤석열의 12·3 쿠데타에 이은 사법 쿠데타”로 규정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헌법상 임명권을 정면으로 부정함과 동시에 대법원장의 정치 행위이자,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이 대통령이 재제청을 요구했을 때 국민이 생각한 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해서 추천하느냐, 아니면 나머지 3명 가운데 1명을 제청하느냐는 등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다”며 “국민 상식을 뛰어넘는 가장 나쁜 방법으로 봉기했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 가능성에 대해 “거기에 대해 당 지도부와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조 대법원장의 결정을 두고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사법권 독립을 위해 마지막까지 보인 최고의 처신이며,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초선 김용태 의원도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하급자가 아니다”라며 재제청 요구를 거둘 것을 촉구했다.
② 국회 앞에 당원 모은 장동혁…“현지 누나·성남라인 쫓아내야”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회 본청 앞에서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승원·용혜인 전 장관 후보자의 낙마를 비롯한 인사 논란을 부동산과 외교·안보, 사법 분야의 정책 실패와 결합해 명절 민심에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행사에는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당협위원장, 지방의원, 당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민생 파탄·헌정 파괴 강력 규탄한다’, ‘정책 실패·인사 참사 대통령은 사죄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장 대표는 연단에 올라 “지금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은 이재명과 김현지다. 그런데 현지 누나가 아니라 훈식이 형만 쫓아냈다”며 “이제 우리는 현지 누나를, 경기성남라인을 쫓아내야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남 탓만 하고 있다”며 “1년 반 만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쑥대밭이 됐고 국민의 삶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는데 연임을 꿈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고 국민이 70년간 목숨을 걸고 지켜온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 딱 하나가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 관련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추석 이후 장외투쟁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정감사를 통한 원내 투쟁과 장외 여론전을 병행하며 대여 투쟁의 강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③ 당내 공개 반발에 경고한 김민석…“야당과 뭐가 다른가”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인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당내 인사들을 향해 내부 절차를 거쳐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을 비판한 김용민 의원과 추미애 경기도지사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날 공개된 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서 “여당의 적어도 의원급 정도 되는 구성원들은 당 내부에서 대통령 인사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며 “여당 내 문제 제기는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것(내부 절차)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외적으로 표명하면 야당과 뭐가 다르겠는가”라며 “갑론을박하다가 최종적으로 인사권자가 결정하는 상황이 오면, 그땐 모든 것을 감안한 인사권자의 고충이 담긴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을 법사위에서 사보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대표는 “그런 것(사보임)을 포함해 맞지 않는다고 하면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오간 멸칭과 거친 표현에 대해서는 자제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갈등의 축적이 우리 모두에게 있었기 때문에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상대에 대해서도 보고, 이쪽에 티끌이 없는지도 보는 것이 필요한 국면”이라며 “서로 조금 더 완화하고 절제하는 노력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